어머니 한 분이 아들 이름으로 된 회원증을 내미셨습니다. 수험생 아들이 요즘 스터디카페로 옮겨서, 대신 책만 빌리러 왔다고요. 도서관 열람실보다 거기가 편하다더라고 하시더군요.
비슷한 이야기를 요 몇 달 여러 번 들었습니다.
뉴스에서도 동네마다 스터디카페가 늘었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 무인으로 운영하면서 밤늦게까지, 혹은 하루 종일 여는 곳이 많다더군요. 손님들 말로도 집 근처에 몇 곳씩 생겼다고 합니다.
그 사이 도서관 열람실은 평일 낮에 빈자리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시험 기간엔 여전히 붐비지만, 평소의 풍경은 조금 달라졌죠.
여는 시간. 도서관은 문 닫는 시간이 있지만, 스터디카페는 밤늦게까지 연다고요. 한 학생은 새벽에 집중이 잘된다고 했습니다. 자리 다툼이 없다. 앞서 자리 맡아두면 안 되는 이유를 적었는데, 그런 신경전이 싫어서 돈을 내고 자리를 정해 두는 쪽을 고른다고 하더군요. 가까움. 집에서 걸어서 몇 분이면 간다는 게 크다고요. 분위기. 칸막이와 조명이 공부에 맞춰져 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반대로 도서관이 좋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돈이 안 들고, 막히면 책을 바로 찾아볼 수 있다고요. 앞서 수능 앞둔 도서관 열람실을 적었는데, 그 줄에 서는 학생들이 바로 그런 쪽이었죠.
조금 쓸쓸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학생들이 자기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그리고 하나 눈에 들어온 게 있습니다. 그 어머니처럼 책은 여전히 도서관에서 빌려 간다는 겁니다. 공부하는 자리와 책을 구하는 자리가 갈라진 셈이죠. 앞서 열람실과 자료실 차이를 적었는데, 이제는 그 둘이 서로 다른 건물로 나뉘는 학생들도 있는 겁니다.
사람이 떠난 자리를 탓하지 마라. 그 사람이 다시 필요로 할 때 문이 열려 있는지를 물어라.
그 어머니는 문제집 두 권과 함께 소설 한 권을 더 빌리셨습니다. 아들 것이 아니라 본인이 읽을 책이라고요. 아들 기다리는 동안 읽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공부하는 자리는 바뀌어 가겠죠. 저는 책이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 들를 수 있는 곳으로, 이 서가를 계속 열어 두는 일을 제 몫으로 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