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산책로에서 이웃 아저씨를 만났어요. 휴대폰을 손에 쥐고 걷고 계셨는데, 예전엔 이걸로 걸으면 코인이 들어왔다며 앱 아이콘을 보여 주시더라고요. 요샌 안 켠다고요. 스테픈이라는 앱이래요. 뉴스에서도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박예슬 걷기만 하면 코인을 줘요? 누가요?
아저씨 말로는 그냥 걷는다고 주는 게 아니래요. 먼저 앱 안에서 가상 운동화를 사야 한대요. 그 운동화가 NFT래요. 앞에서 NFT가 그림을 산다는 게 무슨 말인지 들었잖아요. 이건 그림 대신 운동화였대요.
그 운동화를 신고 휴대폰을 들고 밖을 걷거나 뛰면, 걸은 만큼 코인이 들어왔대요. 운동화마다 등급이 있어서 좋은 운동화일수록 더 많이 받았다던데요.
신미혜 헬스장 회원권을 사면 운동한 만큼 상품권을 주는 거예요. 회원권 값이 먼저 들어가는 셈이죠.
아저씨 말로는 한때 산책로에 휴대폰 들고 걷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붐볐대요. 운동도 하고 코인도 받으니 좋다고들 했다던데요.
박예슬 그런데 왜 이제 안 켜세요?
이 대목이 이 코인 얘기의 핵심이래요.
걸어서 받는 코인이 어디서 나오느냐가 문제였대요. 그 돈은 결국 새로 들어와서 운동화를 사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몫이 컸다는 거예요.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줄자 받던 코인의 값어치가 크게 흔들렸고,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갔대요.
앞에서 엑시 인피니티도 게임하면서 돈 번다고 했다가 같은 일이 있었다고 들었잖아요. 그 결이래요.
아저씨는 웃으면서 코인은 안 들어와도 걷는 버릇은 남았다고 하셨어요. 스테픈 쪽도 그 뒤로 운동 앱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대요.
그게 얼마나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스테픈이 가상 운동화를 사서 신고 걸으면 코인을 주는 앱이라는 것, 좋은 운동화일수록 더 받았다는 것, 한때 아주 붐볐다는 것, 받는 코인이 새로 들어오는 사람 몫에 기대서 사람이 줄자 크게 흔들렸다는 것.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이제 뭘 하면 코인을 준다는 얘기를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 코인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