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처음 읽을 때 이런 생각을 했어. 칼을 양손에 하나씩 들면 두 배로 센 거 아니야?
근데 읽다 보니까 이상해. 주인공도, 장문인도, 끝판 고수도 대개 칼 한 자루야. 쌍검 쓰는 인물은 드물고, 나와도 조연인 경우가 많아.
왜 그런지 궁금해서 따져봤어.
무협에서 검법은 손만 쓰는 게 아니야. 발, 허리, 숨, 내공이 다 같이 움직여야 해.
한 자루를 제대로 쓰는 데도 몇 해가 걸려. 그런데 두 자루면 양손이 서로 다른 일을 해야 해. 하나는 막고 하나는 찌르고. 그게 머리로는 되는데 몸으로는 엄청 어렵대.
그래서 무협에선 쌍검이 재능이 특이한 사람의 무공으로 나와. 아무나 흉내 내면 두 자루가 서로 방해만 해.
객잔에서 바쁜 날 양손에 국자를 하나씩 들고 일해본 적 있어. 두 솥을 동시에 뜨면 빠를 줄 알았거든.
오히려 느려졌어. 한쪽에 신경 쓰면 다른 쪽이 흘러. 결국 하나 내려놓고 한 손으로 했지.
그날 쌍검이 왜 드문지 몸으로 알았어. 두 손을 따로 쓰는 건 손이 아니라 머리가 두 개여야 하는 일이야.
그래서 무협에서 쌍검 쓰는 인물은 대개 성격이 튀어. 화려하고, 빠르고, 좀 들떠 있어. 한 자루로 끝낼 걸 두 자루로 보여주는 사람이지.
아니면 반대로 양쪽을 다 가진 사람으로 그려져. 왼손은 음, 오른손은 양 같은 식으로 성질이 다른 두 무공을 한 몸에 담은 거야. 이런 인물은 대개 사연이 복잡해.
무협 병기 정리할 때 뭘 들었는지로 인물이 보인다고 했잖아. 쌍검은 몇 개를 들었는지로도 인물이 보이는 경우야.
결국 무협이 한 자루를 기본으로 두는 건 집중 때문인 것 같아. 하나를 끝까지 파는 사람이 이긴다는 게 무협이 늘 하는 말이거든.
쌍검은 그 말에 대한 예외야. 그래서 나올 때마다 눈에 띄고.
쌍검 쓰는 인물 중에 기억나는 놈 있으면 말해줘. 그놈 성격이 어땠는지 같이 맞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