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어른이 "네가 그 시험을 붙겠냐"고 한 말을 들으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다음 날부터 독서실을 끊으셨다고요.
그런데 한 달 뒤 그 어른과 연락이 끊기자 공부도 같이 멈추셨답니다. 그 분은 자기가 끈기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한 달을 버티게 한 것은 끈기가 아니라 오기였습니다.
오기와 끈기는 둘 다 힘든 일을 쉽게 그만두지 않게 만드는 힘입니다.
어려워도 다시 하고, 남들이 말려도 버티고, 하루하루 이어갑니다. 버틴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오기는 누군가에게 지기 싫어 반발하며 버티는 마음이고, 끈기는 이루고 싶은 것을 향해 꾸준히 버티는 힘입니다.
오기에는 맞서는 상대가 있습니다.
"네가 하겠냐"는 말이 불을 붙였습니다. 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독서실까지 가게 했죠. 그래서 오기는 처음에 강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사라지면 힘도 함께 빠집니다. 연락이 끊긴 날이 그날이었습니다.
오기와 근성, 자존심과 오기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끈기와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끈기에는 상대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시험에 붙고 싶다는 목표가 있으면 됩니다. 누가 무슨 말을 했든, 그 사람이 지금 보든 말든 이어갑니다. 그래서 끈기는 처음보다 나중에 드러납니다. 한 달이 아니라 몇 달, 몇 해가 지나야 드러나죠.
끈기와 고집, 인내와 끈기의 차이도 전에 다뤘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오기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시작하게 만드는 데는 오기만 한 것이 없으니까요. 다만 오기로 시작한 일을 끈기로 이어가려면 목표가 따로 있어야 하겠지요.
오기라면 그 힘이 남아 있을 때 목표를 하나 세우시면 됩니다. 그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한 목표로요.
끈기라면 지금처럼 이어가시면 됩니다. 남의 말이 아니라 목표가 이끄는 길은 상대가 사라져도 끊기지 않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버티는 것은 같습니다. 그 사람이 사라져도 계속할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