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직전, 텅 빈 열람실에 한 손님이 들어와 앉으셨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 속에 있다 왔다고요. 의자에 등을 기대며 말씀하셨죠. 이제야 숨이 쉬어지네요.
그 말을 듣고 『차라투스트라』의 한 장이 떠올랐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3부에 있는 장입니다.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를 떠돌던 차라투스트라가 산속 동굴로 돌아오는 장면이죠. 그는 돌아오자마자 이렇게 외칩니다.
오 고독이여! 너, 나의 고향인 고독이여!
그리고 고독이 그에게 대답하는 것처럼 말을 건네죠. 사람들 사이에서 너는 오히려 더 외로웠다고. 여기서는 모든 것이 다정하게 네 말에 다가온다고요.
이 장에서 니체가 짚는 가장 중요한 구분은 이겁니다. 버림받은 것과 고독한 것은 다르다는 거죠.
버림받음은 사람들 속에서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는 상태입니다. 곁에 사람이 많아도 혼자인 거죠. 고독은 반대로 스스로 고른 혼자입니다. 그 안에서 저는 제 목소리를 듣고, 사물들과 다정하게 이야기하죠.
앞서 조용하면 불안한 마음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을 적었는데, 니체는 그 혼자의 시간이 꼭 버려진 시간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셈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자는 고독 속에서 길을 되찾는다. 혼자인 자리가 버려진 자리가 아니라 돌아온 자리일 수 있다.
니체에게 고독은 도망칠 곳이 아니라 돌아갈 곳이었습니다. 지친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듯, 제 자신에게 돌아가는 자리였죠.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그 고독에서 힘을 얻어 다시 사람들 곁으로 내려갑니다.
앞서 말 한마디 안 한 주말을 적으며, 고독은 머무는 곳이 아니라 채우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이 장은 그 생각을 가장 따뜻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더군요.
혼자 있는 시간을 미안해하지 마십시오. 그건 저에게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버림받은 느낌과 고른 고독을 구분하십시오. 앞의 것이라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고, 뒤의 것이라면 편히 머무르면 되죠. 고향 같은 자리를 하나 정해 두십시오. 산책길이든, 동네 도서관 한구석이든요.
그 손님은 폐관 시간까지 그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책은 몇 쪽 못 넘기셨지만 나가실 땐 표정이 훨씬 가벼웠죠. 내일은 다시 사람들 속으로 갈 수 있겠다고 하시더군요.
혼자인 시간이 버거운 날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 고독을 버려진 자리가 아니라 돌아온 자리로 삼고, 거기서 다시 사람들 곁으로 갈 힘을 길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