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서 손님 하나가 물었어. 소림 무공 하는 사람은 다 스님이냐고.
그랬더니 다른 손님이 받아쳤지. 동네 무관 사범도 소림 출신이라고. 머리도 안 깎았는데. 다들 고개를 갸웃했어.
알고 보니 그런 사람을 속가제자라고 부른대. 속세에 남은 제자라는 뜻이야.
소림은 원래 절이야.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무공을 닦는 데지. 근데 무협에선 출가하지 않고 무공만 배우러 오는 사람도 받아줘.
그 사람들은 머리를 안 깎아. 계율도 스님만큼 엄하게 지키지 않아. 배울 만큼 배우면 산을 내려가서 자기 삶을 살아. 결혼도 하고, 장사도 하고, 무관도 차려.
이건 무협이 지어낸 것만은 아니래. 실제로도 절 밖에서 무술을 배운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는 말이 있다고 하더라.
속가제자는 애매한 자리야. 소림 사람이긴 한데 소림 안에 살지는 않아.
내문 외문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같은 문파 안에도 안팎이 있다고. 속가제자는 그 바깥쪽 끝에 서 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깊은 심법은 못 배우는 경우가 많아. 그건 출가한 제자 몫이거든.
대신 세상이랑 이어져 있어. 스님들이 못 하는 걸 해. 마을에서 소림 이름을 지키고, 문파에 바깥 소식을 전해.
속가제자 이야기는 대개 두 세계 사이에서 벌어져.
소림 쪽에선 반쪽짜리로 보고, 바깥에선 소림 사람으로 봐.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거지.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이 무협에선 꽤 깊게 그려져.
그리고 가끔은 소림이 위기일 때 속가제자들이 모여. 평소엔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문파를 지키러 돌아오는 장면. 나는 그 장면이 좋아.
생각해보니 나도 좀 그래. 무림에 떨어졌는데 무림인은 아니야. 객잔 주인이지.
강호 안에 살면서 강호 밖에 서 있는 자리. 그래서 속가제자 얘기에 정이 가는지도 몰라.
문파 안도 밖도 아닌 자리에 선 인물 기억나면 알려줘. 그런 사람들 얘기가 은근히 깊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