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 지갑 앱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조카 지갑에 비트코인 앞에 W가 붙은 게 따로 있더라고요. 이건 비트코인 보관증이래요.
박예슬 비트코인이면 비트코인이지 보관증은 왜 따로 있어요?
알아보니 비트코인을 다른 장부에서 쓰려고 만든 거예요. 누군가에게 비트코인을 맡기고, 그만큼을 이더리움 장부 위에서 쓸 수 있는 코인으로 받는 구조인 셈이죠. 포장했다는 뜻으로 랩트라고 부른대요.
부엌으로 옮기면 금반지 보관증 같은 거예요. 금반지를 금은방에 맡기면 보관증을 주잖아요. 그 보관증으로 거래하면 무거운 금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셈이죠.
앞서 유니스왑이나 에이브를 알아본 날에 이더리움 장부 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 얘기를 했잖아요. 비트코인은 원래 그 장부에 못 들어가요. 그래서 보관증으로 바꿔서 들어가는 거예요. 금반지를 못 받는 가게에서 보관증은 받아 주는 것과 같은 셈이죠.
박예슬 그럼 그 보관증을 다시 비트코인으로 바꿀 수 있어요?
그렇대요. 보관증을 돌려주면 맡긴 비트코인을 다시 내준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보관증 하나가 비트코인 하나 값을 따라가는 셈이죠.
강미연 그런데 조카 말로는 그 비트코인을 맡아 주는 회사가 따로 있대요. 결국 그 회사를 믿어야 한대요.
앞서 비트코인은 왜 주인이 없는지 알아본 글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보관증으로 바꾸는 순간, 맡아 준 쪽이 생기는 셈이죠. 금은방이 금을 잘 지키는지가 보관증 값을 받치는 거예요.
조카 말로는 몇 해 전 맡아 주는 쪽 사람이 바뀐다는 얘기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대요. 금은방 주인이 바뀐다고 하면 보관증 든 사람들이 불안해지는 것과 같은 셈이죠.
이렇게 서로 다른 장부를 잇는 일은 다리를 놓는 것과 같대요. 다리가 튼튼하면 편하지만, 다리가 끊기면 건너편에 둔 게 묶이는 셈이죠. 그 다리를 노리는 해킹 얘기도 자주 나온다고 들었어요. 어느 다리가 얼마나 튼튼한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랩트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을 맡기고 이더리움 장부에서 쓰는 보관증이라는 것, 돌려주면 다시 비트코인으로 바꿔 준다는 것, 결국 맡아 준 쪽을 믿어야 한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