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조카가 종이 왼쪽에 비트코인, 오른쪽에 이더리움을 적더니 가운데에 퀀텀을 적었어요. 양쪽에서 좋은 걸 가져왔대요.
박예슬 두 개를 섞으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그럼 왜 다들 안 그래요?
알아보니 섞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 거예요. 비트코인이 장부를 적는 방식 위에, 이더리움처럼 약속을 돌리는 프로그램을 얹으려고 만든 코인인 셈이죠.
앞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이랑 뭐가 다른지 알아본 글들이 있었잖아요. 비트코인은 돈이 오간 것만 꼼꼼히 적는 장부이고, 이더리움은 그 위에서 정해진 약속이 저절로 돌아가게 한 장부인 셈이죠.
조카 말로는 비트코인은 남은 돈을 조각 단위로 적는대요. 잔돈을 동전 꾸러미로 세는 것과 같은 거예요. 이더리움은 통장처럼 잔액을 적는대요. 퀀텀은 동전 꾸러미로 세는 쪽을 쓰면서 그 위에 약속 프로그램을 얹었다고 들었어요.
부엌으로 옮기면 이런 거예요. 김치는 오래 두고 꼼꼼히 익히는 게 장점이고, 찌개는 그걸 꺼내 바로 끓여 먹는 게 장점이잖아요. 퀀텀은 김치 담그는 법은 그대로 두고 그 독에서 바로 찌개를 끓이게 하려는 셈이죠.
박예슬 그럼 둘 다 되는 거예요?
그렇게 하려고 만든 거래요. 다만 섞으면 사이를 잇는 장치가 하나 더 들어가잖아요. 그게 복잡해지는 대가인 셈이죠. 두 집 김치 맛을 섞으면 더 맛있을 수도, 애매해질 수도 있는 것과 같은 거예요.
강미연 그리고 퀀텀은 비트코인처럼 기계로 캐는 게 아니래요. 코인을 맡겨 둔 사람들이 장부를 지킨대요.
앞서 지분증명을 알아본 날에 코인을 맡겨 둔 사람들이 장부를 지킨다고 했잖아요. 퀀텀은 장부 적는 모양은 비트코인을 닮았지만 지키는 방식은 그쪽인 셈이죠.
몇 해 전엔 우리나라에서도 이름이 꽤 들렸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약속 프로그램을 돌리는 장부가 그 뒤로 많이 나와서 경쟁이 세졌대요. 얼마나 쓰이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퀀텀은 비트코인의 장부 적는 방식 위에 이더리움식 약속 프로그램을 얹은 코인이라는 것, 섞으면 잇는 장치가 하나 더 들어가 복잡해진다는 것, 장부는 코인을 맡긴 사람들이 지킨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