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말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원가가 세져서 어렵다는 얘기가 자꾸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원가가 재료값 아닌가요? 그거 말고 뭐가 더 들어가는데요?
미연 언니가 김치 한 통 값에 배추값만 세면 자기 품이 공짜가 된다고 했어요. 그게 이 얘기의 시작인 셈이죠.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첫째가 재료값이래요. 배추랑 고춧가루 같은 거고요. 둘째가 사람 값이래요. 다듬고 절이고 담근 품인 거예요.
셋째가 좀 뜻밖이었어요. 만드는 자리가 닳는 값이 들어간다는 거예요. 앞서 감가상각을 알아본 날에 기계값을 쓰는 동안 나눠 적는다고 했잖아요. 그 나눠 적은 몫이 여기로 들어오는 셈이죠.
우리 집으로 치면 김치 한 통 값에 배추값과 내 품과 냉장고 닳은 값이 다 들어가는 거예요.
여기가 이 얘기의 한복판인 거예요.
셋 중에 재료값과 사람 값은 많이 만들면 같이 늘어나잖아요. 배추를 두 배 담그면 배추가 두 배 드는 셈이죠.
그런데 만드는 자리가 닳는 값은 그렇지 않은 거예요. 김치를 한 통 담그든 열 통 담그든 냉장고는 똑같이 한 대잖아요. 그러니까 나눠 낼 머릿수가 늘면 한 통당 얹히는 게 줄어드는 거예요.
박예슬 그럼 많이 만들 때 싸지는 게 재료 때문이 아니라 그 값 때문인 거잖아요.
앞서 반도체 만드는 데가 왜 그렇게 오르내리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공장 하나에 몇 해가 걸린다고요. 배 짓는 데도 그랬어요.
그렇게 크게 지어 놓으면 닳는 값이 해마다 정해져서 빠지는 셈이죠. 그러면 덜 만들수록 한 개당 얹히는 게 커지는 거예요. 안 팔린다고 세워 두면 오히려 한 개당 값이 나빠지는 거고요.
그래서 잘 안 팔릴 때도 돌리는 쪽을 고르는 데가 있다고 들었어요. 돌려서 광에 쌓아 두는 거예요. 앞서 재고를 알아본 날에 만든 건 팔릴 때까지 사 온 값으로 광에 남아 있다고 했잖아요. 그 칸이 커지는 셈이죠.
앞서 교육 회사를 알아본 날에 한 번 찍어 두고 여러 번 파는 쪽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쪽은 재료값도 사람 값도 거의 안 늘어나는 거예요. 만들 때만 들고 그다음은 몇 명이 보든 같은 셈이죠. 그러니까 많이 팔릴수록 한 개당이 뚝 떨어지는 거예요.
같은 말로 원가라고 부르는데 안이 아주 다른 거예요. 물건을 만드는 집과 한 번 만들어 두는 집을 같은 자로 재면 안 되는 셈이죠.
앞서 영업이익을 알아본 날에 판 돈에서 만드는 값부터 뺀다고 했잖아요. 여기가 바로 그 빼는 첫 겹인 거예요.
그러니까 원가가 세졌는데 파는 값을 못 올리면 그 자리에서 바로 얇아지는 셈이죠. 단체급식 회사랑 도시가스 회사를 알아본 날에 나온 그 사정이 이 칸에서 생기는 거예요.
다만 지금 어느 회사가 어떤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재료와 사람과 만드는 자리가 닳는 값이 같이 들어간다는 것, 많이 만들면 싸지는 건 그 닳는 값을 나눠 낼 머릿수가 늘어서라는 것, 그리고 한 번 만들어 여러 번 파는 쪽은 아주 다른 셈이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