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유니스왑이라는 거래소가 있대요. 그런데 창구도 없고 주문 맞춰 주는 사람도 없대요.
박예슬 거래소면 사겠다는 사람이랑 팔겠다는 사람을 이어 주는 데 아닌가요?
앞서 호가창을 알아본 날에 사겠다 팔겠다가 줄 서 있는 화면을 봤잖아요. 유니스왑은 그 줄이 없는 거예요. 코인 두 가지를 통에 담아 두고 정해진 셈법대로 바꿔 주는 프로그램인 셈이죠.
조카가 식탁에 쌀통과 보리통을 나란히 놓고 보여 줬대요.
강미연 한쪽을 많이 퍼 가면 그쪽이 귀해지는 거래요. 그래서 다음 사람은 덜 받아 간대요.
부엌으로 옮기면 이런 거예요. 쌀을 퍼 가고 보리를 넣으면 쌀통은 줄고 보리통은 늘잖아요. 그럼 쌀이 귀해지니 다음 사람은 보리를 더 넣어야 같은 쌀을 받는 셈이죠.
누가 값을 부르는 게 아니라 통에 남은 양이 값을 정하는 거예요. 이더리움 장부 위에서 그 셈법이 저절로 돈다고 들었어요.
박예슬 그 통은 누가 채워요? 회사가 채워요?
그게 아니래요. 아무나 코인 두 가지를 짝 맞춰 넣어 둘 수 있대요. 그 대신 바꿔 가는 사람이 내는 수수료를 넣어 둔 사람들이 나눠 받는다고 들었어요.
동네 사람들이 쌀이랑 보리를 조금씩 내놓아 바꿔 쓰는 통을 만들고, 퍼 가는 사람이 한 줌씩 두고 가는 셈이죠. 다만 통에 넣어 둔 사람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한쪽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처음 넣은 것과 다른 꼴로 남는대요.
유니스왑을 처음 만든 회사는 있대요. 그런데 거래소 자체는 장부 위에 올라간 프로그램이라, 회사가 문을 닫아도 돌아간다고 들었어요.
강미연 그리고 유니라는 코인이 따로 있대요. 그건 이 통의 규칙을 바꿀 때 표를 던지는 거래요.
앞서 폴카닷을 알아본 날에도 코인으로 회의에 표를 던진다고 했잖아요. 같은 생각인 셈이죠. 누가 표를 얼마나 쥐고 있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유니스왑은 사람 대신 통과 셈법이 코인을 바꿔 주는 거래소라는 것, 통은 아무나 채우고 수수료를 나눠 받는다는 것, 유니는 규칙을 정하는 표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