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남편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메모리 뉴스엔 마이크론이 꼭 먼저 나온대요. 남편이 그 회사 장부 열리는 날을 달력에 동그라미 쳐 놨대요.
박예슬 우리나라 회사도 아닌데 왜 그걸 챙겨 봐요?
알아보니 마이크론은 미국 회사인데 하는 일이 우리나라 두 회사랑 같은 거예요. D램과 낸드 같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인 셈이죠.
앞서 D램이랑 낸드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 날에 메모리가 뭔지 봤잖아요. 그 D램을 크게 만드는 곳이 세계에 세 집뿐이래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인 거예요.
부엌으로 옮기면 동네에 같은 김치를 파는 반찬가게가 세 집뿐인 셈이죠. 손님은 거의 같은 사람들이고, 배추값도 같이 오르내리잖아요.
박예슬 그럼 셋 중 한 집 사정을 보면 나머지도 보이는 거예요?
그렇게 쓴다고 들었어요. 다 같지는 않아도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는지는 보이는 셈이죠.
미연 언니 남편 말로는 마이크론은 한 해를 나누는 달이 우리나라 회사랑 달라서 장부가 먼저 열린대요. 그래서 뉴스에서 풍향계라고 부른대요.
옆집 반찬가게가 이번 철엔 김치가 덜 나갔다고 하면 우리 가게도 신경 쓰이잖아요. 그 소식이 먼저 들리니 다들 먼저 쳐다보는 거예요. 남편분이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 둔 것도 그런 셈이죠. 옆집 가게 문 열리는 날을 적어 두는 것과 같은 거예요.
다만 이 회사 사정이 우리나라 회사 사정이랑 꼭 같은 건 아니래요. 파는 손님이 조금씩 다르고, 잘하는 물건도 다르다고 들었어요. 얼마나 닮았는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앞서 HBM을 알아본 날에 메모리 칩을 위로 쌓은 거라고 했잖아요. 그 HBM도 세 집이 다 만든대요. 그래서 HBM 뉴스에도 마이크론 이름이 같이 붙는 셈이죠.
강미연 그리고 미국 회사라 미국 나라에서 공장 짓는 걸 도와준다는 얘기도 나온대요.
같은 반찬을 파도 어느 동네에 있느냐에 따라 받는 도움이 다른 거예요. 그건 회사 솜씨와는 또 다른 얘기인 셈이죠.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를 만드는 미국 회사라는 것, D램을 크게 만드는 세 집 중 하나라는 것, 장부가 먼저 열려서 다들 바람 방향을 보려고 쳐다본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