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장부에 적힌 걸 지워 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그럼 아예 못 하는 얘기인 거잖아요.
두 가지가 부딪히는 자리래요. 못 지우는 것과 지워 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요.
앞서 코인 장부 용량을 알아본 날에 얹히기만 하고 덜리지 않는다고 했어요. 옛 줄을 덜어내면 순서가 끊기니까요.
앞서 코인 장부 수정을 알아본 날에도 혼자서는 못 고친다고 했잖아요. 다 같이 하면 바뀌는데, 그러려면 장부를 들고 있는 데들이 대부분 같은 걸로 바꿔야 하는 셈이죠.
그러니까 한 사람이 지워 달라고 해서 지워지는 자리가 아닌 거예요.
앞서 코인은 익명이라던데 왜 다 보인다는 건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이름 대신 번호가 적혀 있고, 그 번호가 사람하고 한 번 이어지면 지난 것까지 거꾸로 읽힌다고요.
그러면 그게 사람에 관한 기록이 되는 셈이죠. 사람에 관한 기록은 지워 달라고 할 수 있게 해 둔 데가 많잖아요. 그래서 이 얘기가 나온다고 들었어요.
예슬이가 좋은 말을 했어요.
박예슬 게시판에 붙은 건 떼면 되는데, 온 동네가 한 장씩 베껴 갔으면 어떻게 떼나요?
그게 딱 이 얘기인 거예요. 붙인 데가 한 곳이 아니라 다들 한 장씩 들고 있는 셈이죠.
방법이 하나 있다고 들었어요. 사람에 관한 건 장부에 안 적고 바깥에 따로 두는 거예요.
장부에는 그걸 가리키는 표만 남기는 셈이죠. 우리 집으로 치면 게시판에는 보관함 번호만 붙이고 서류는 보관함에 넣어 두는 것과 같은 거예요. 나중에 지워 달라고 하면 보관함에 든 걸 비우면 되고요.
그러면 장부에는 표만 남는 거예요. 표는 남아 있지만 그게 누구 건지 알 수가 없는 셈이죠. 앞서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알아본 날에 문을 잠근 쪽 얘기를 했는데, 그런 데는 아예 지울 수 있게 해 두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그럼 다 같이 바꾸는 방법은 안 되느냐고 물었어요.
앞서 장부 수정을 알아본 날에 크게 새어 나간 일이 있어서 한 번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때도 말이 많았고 갈라지기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한 사람의 기록 때문에 다 같이 장부를 바꾸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운 셈이죠. 못 고치게 만들어 둔 것이 이 대목에서는 거꾸로 걸리는 거예요.
다만 어느 나라에서 어디까지 정했는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한 사람이 지워 달라고 해서 지워지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사람에 관한 건 애초에 장부 밖에 두고 표만 남기는 식으로 한다는 것, 그리고 못 고치게 만들어 둔 것이 여기서는 거꾸로 걸린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