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어디가 회사를 사면서 웃돈을 크게 줬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웃돈은 어디로 가나요? 장부에는 어떻게 적히는 건가요?
따로 칸을 하나 만들어 적어 둔다는 거예요. 저는 그게 사라지는 값인 줄 알았던 셈이죠.
미연 언니가 아는 사람이 분식집을 넘겨받을 때 냄비값보다 단골값을 더 줬다고 했어요. 그게 이 얘기의 전부인 거예요.
가게를 넘겨받으면 냉장고랑 그릇은 세어지잖아요. 그런데 치른 값은 그것보다 크단 말이에요. 자리가 좋고 단골이 있고 일하던 사람이 그대로 있어서 그런 거고요.
세어지는 것보다 더 준 그 차이를 따로 적어 두는 게 이 칸인 셈이죠. 앞서 연결재무제표를 알아본 날에 거느린 집 살림을 합쳐 적는다고 했잖아요. 이 칸은 그렇게 품을 때 생기는 거예요.
앞서 재고를 알아본 날에 광에 있는 배추는 사 온 값으로 적혀 있다고 했잖아요. 감가상각을 알아본 날에는 기계값을 쓰는 동안 나눠 적는다고 했고요.
그런데 이 칸은 닳는 걸로 나눠 적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단골이 해마다 얼마씩 닳는다고 세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그대로 두는 셈이죠.
대신 해마다 아직 값을 하는지 다시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 가게가 여전히 손님이 드는지를 보는 거예요.
박예슬 그럼 값을 못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때는 줄여 적는다고 들었어요.
앞서 재고를 알아본 날에 배추가 시들면 그만큼 줄여 적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같은 결인 거예요. 단골이 다 떠났으면 단골값을 그대로 적어 둘 수 없는 셈이죠.
그런데 이게 한 번에 크게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해마다 조금씩 빠지는 게 아니라 어느 해에 뭉텅이로 털어내는 거예요. 그래서 그 해 장부가 갑자기 나빠 보이는 셈이죠. 잘못이 그 해에 생긴 게 아니라 몇 해 전에 웃돈을 크게 준 것이 그때 드러나는 거예요.
앞서 분식회계를 알아본 날에 적는 때를 당기거나 미루는 자리가 세 군데 있다고 했잖아요. 이 칸도 그 결인 거예요.
값을 못 하는 게 보이는데 털어내는 걸 미루면 장부는 멀쩡해 보이잖아요. 그래서 밖에서 봐 주는 사람이 이 칸을 들여다본다고 들었어요. 감사보고서를 알아본 날에 나온 그 자리인 셈이죠.
다만 얼마나 값을 하고 있는지는 저희가 셀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세어지는 물건보다 더 치른 값을 따로 적어 둔다는 것, 닳는 걸로 나눠 적지 않고 해마다 아직 값을 하는지 다시 본다는 것, 그리고 값을 못 하면 어느 해에 뭉텅이로 털어낸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