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한테 들은 걸 물고 왔어요.
강미연 조카가 코인을 바꾸려고 눌렀는데 생각보다 덜 받았대요. 누가 자기 앞에 끼어들었대요.
박예슬 장부에 끼어든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먼저 누른 사람이 먼저 아니에요?
알아보니 그게 아닌 거예요. 이더리움 장부는 적어 줄 거래를 모아 두었다가 한 묶음씩 적는대요. 그때 어떤 순서로 적을지를 정하는 쪽이 그 순서를 이용해 챙기는 몫을 MEV라고 부른대요.
부엌으로 옮기면 정육점 번호표 같은 거예요. 손님들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잖아요. 그런데 번호를 부르는 사람이 순서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좋은 고기를 원하는 손님 바로 앞에 자기 사람을 끼워 넣을 수 있는 셈이죠.
조카가 당한 게 그거래요. 조카가 코인을 바꾸려는 걸 누가 먼저 보고, 바로 앞에 같은 걸 사서 값을 올려놓고, 조카 뒤에 다시 넘겼대요. 샌드위치처럼 앞뒤로 끼운다고 그렇게 부른대요.
박예슬 그게 어떻게 보여요? 내 거래를 남이 봐요?
앞서 멤풀을 알아본 글이 있었잖아요. 보낸 코인이 바로 안 적히고 기다리는 줄이 있다고요. 그 줄이 누구한테나 보여서 그렇대요. 번호표 들고 서 있는 손님 장바구니가 다 보이는 셈이죠. 장바구니를 보면 그 손님이 뭘 살지 미리 아는 거예요.
강미연 조카 말로는 요새는 줄에 안 보이게 보내는 길도 있대요. 그리고 덜 받으면 아예 안 바꾸게 한도를 걸어 둔대요.
앞서 1인치를 알아본 날에 견주는 사이에 값이 바뀌면 덜 받을 수 있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얼마 이상 깎이면 그만두라고 미리 정해 두는 셈이죠. 정육점에서 번호표 대신 미리 전화로 주문해 두는 것과 같은 거예요.
그런데 이 몫이 크다 보니 순서를 정하는 일이 몇몇 큰 쪽에 몰린다는 걱정이 나온대요. 앞서 솔라나 장비를 알아본 날에도 장부 지키는 일이 몇 집에 몰리는 걱정을 했잖아요. 같은 결의 걱정인 셈이죠. 그게 어떻게 풀릴지는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MEV는 장부에 적는 순서를 정하는 쪽이 그 순서로 챙기는 몫이라는 것, 기다리는 줄이 다 보여서 앞뒤로 끼어드는 일이 생긴다는 것, 안 보이게 보내거나 한도를 걸어 막는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