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조카 지갑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조카가 지갑에서 서로 다른 코인을 여러 개 눌러 봤는데, 주소 모양이 다 같대요. 다 한 집 그릇이래요.
박예슬 이름이 다른 코인인데 왜 주소가 같아요?
알아보니 그 코인들이 다 이더리움 장부 위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인 거예요. 이더리움 위에 새 코인을 만들 때 다 같이 따르는 모양 규칙을 ERC-20이라고 부른대요. 그 규칙대로 만든 코인을 토큰이라고 한대요.
부엌으로 옮기면 반찬통 같은 거예요. 반찬통 크기와 뚜껑 규격이 다 맞으면 어느 냉장고 칸에나 쏙 들어가잖아요. 반찬은 달라도 통 모양이 같으니 정리하기 쉬운 셈이죠.
ERC-20도 그렇대요. 코인 이름이나 쓰임은 달라도 보내고 받는 방식, 잔액 보는 방식이 다 같게 정해져 있대요. 그래서 지갑이나 거래소가 새 코인을 따로 배울 필요 없이 바로 받아 줄 수 있는 셈이죠.
앞서 유니스왑이나 1인치를 알아본 날에 장부 위 거래소가 이런저런 코인을 바꿔 준다고 했잖아요. 그게 되는 것도 다 같은 그릇이라서인 거예요.
박예슬 그럼 누구나 코인을 만들 수 있어요?
조카 말로는 정말 쉽대요. 규격대로 몇 줄만 쓰면 새 코인이 생긴대요. 앞서 펌프펀이라는 사이트를 알아본 글에서도 누구나 밈코인을 찍어 낸다고 했잖아요. 그 장부는 다르지만 같은 결인 셈이죠.
그러다 보니 이름만 그럴듯한 코인도 쉽게 생긴대요. 같은 반찬통에 담겼다고 다 같은 반찬이 아닌 것과 같은 거예요. 유명한 코인 이름을 흉내 낸 가짜도 있다고 들었어요.
강미연 조카 말로는 같은 이름 코인이 장부마다 따로 있어서, 보낼 때 어느 길인지 꼭 봐야 한대요.
앞서 코인 네트워크 선택을 알아본 글에서 같은 주소가 여러 곳에 보인다고 했잖아요. 반찬통이 다 똑같으면 남의 집 통이랑 섞이기 쉬운 셈이죠. 어느 통이 진짜인지는 만든 곳 주소를 확인해야 한대요.
ERC-20은 이더리움 위 코인들이 따르는 공통 그릇 규격이라는 것, 그래서 지갑과 거래소가 바로 받아 줄 수 있다는 것, 그릇이 쉬워 아무나 담으니 진짜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