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름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카드 긁는 기계를 대 주는 회사 이름이 나오더라고요.
그러자 예슬이가 단골 식당 계산대에 기계가 두 대 놓여 있던 걸 떠올렸어요.
박예슬 그거 왜 둘이나 있는 건가요? 카드 회사가 다 하는 게 아닌가요?
긁는 순간에 여러 집을 거쳐 가는 거예요. 저도 그런 줄 몰랐던 셈이죠.
앞서 카드 회사가 우리한테 돈을 안 받고 어디서 버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가게는 카드 쪽에서 받고 우리는 나중에 낸다고요.
그 사이에 손이 여럿 있는 거예요. 기계를 놓고 고쳐 주는 데가 있고, 그 기계에서 올라온 신호를 모아 카드사로 넘겨 주는 데가 있고, 카드사가 있고, 돈이 실제로 오가는 은행이 있는 셈이죠.
식당으로 치면 주문 받는 사람과 주방과 나르는 사람이 따로인 것과 같은 거예요. 우리 눈에는 한 번 긁은 것뿐인데 안에서는 손이 네 번 바뀌는 거고요.
그럼 그 집들은 뭘로 버느냐. 한 건 지날 때마다 조금씩 떼는 거예요.
앞서 회사 매출을 알아본 날에 손을 거쳐 가는 돈과 남는 몫이 다르다고 했잖아요. 여기가 딱 그 자리인 셈이죠. 오가는 돈은 크고 한 집에 남는 건 아주 얇은 거예요. 대신 오가는 건수가 엄청나게 많은 거고요.
앞서 은행이 어떻게 버는지 알아본 날에 한 건에 조금씩 대신 아주 많은 건을 한다고 했잖아요. 이쪽도 같은 짜임인 거예요.
박예슬 그럼 가게가 내는 값이 하나가 아닌 거잖아요.
그렇게 되는 셈이죠. 가게가 내는 한 몫을 여러 집이 나눠 갖는 거예요.
가게가 어느 데를 끼고 쓸지를 고를 수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떼는 게 다르면 두 데를 같이 놓기도 하는 셈이죠.
앞서 주류 회사를 알아본 날에 파는 길이 정해져 있다고 했잖아요. 여기는 길이 여러 갈래여서 가게가 고르는 쪽인 거예요. 다만 큰 가게가 아니면 고를 힘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매출채권을 알아본 날에 날짜를 큰 쪽이 정한다고 했는데 결이 같은 거예요.
폰으로 찍고 지나가는 게 늘면 기계를 놓는 자리가 줄어들잖아요. 그래서 기계를 대 주던 데가 다른 일로 옮겨 가는 얘기가 나온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아주 큰 가게는 아예 자기 길을 깐다고 하더라고요. 중간을 줄이면 떼는 게 줄어드는 셈이죠.
앞서 코인 카드를 알아본 날에 코인이 카드가 다니던 길을 빌려 쓴다고 했잖아요. 그때 빌려 쓴다던 그 길이 바로 이거였던 거예요. 새로 깐 게 아니라 있던 길에 얹은 셈이죠.
한 번 긁는 동안 기계 놓는 데와 모아 넘기는 데와 카드사와 은행을 거친다는 것, 각자 한 건당 조금씩 떼서 가게 몫에서 나간다는 것, 그리고 코인 카드가 빌려 쓴다던 길이 이 길이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