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공장을 새로 짓는다는 얘기가 나오면 말이 많아지더라고요.
박예슬 짓는 건 잘된다는 뜻 아닌가요? 왜 말이 많아지는 건가요?
좋은지 아닌지가 그때 정해지지 않는 게 이 얘기의 어려운 자리인 거예요.
미연 언니가 김치냉장고를 큰 걸로 바꾼 해에 식구가 둘 줄었다고 했어요. 그게 딱 들어맞는 얘기인 거예요.
바꿀 때는 돈이 한 번에 나가잖아요. 그러고 나면 몇 해에 걸쳐 장부에서 조금씩 빠지고요. 앞서 감가상각을 알아본 날에 나온 그 얘기인 셈이죠.
그런데 식구가 줄면 큰 게 짐이 되는 거예요. 바꿀 때는 맞는 판단이었는데 쓸 때가 되니 달라진 셈이죠.
들은 대로 옮기면 이런 얘기인 거예요.
첫 겹은 짓는 동안이래요. 이때는 돈만 나가고 들어오는 게 없는 거예요. 앞서 현금흐름을 알아본 날에 사고 짓는 데 나간 것을 따로 갈라 적는다고 했잖아요. 그 칸이 커지는 셈이죠.
둘째 겹은 다 짓고 난 뒤래요. 이때부터 닳는 값이 해마다 깔리는 거예요. 물건이 나가기 시작해도 한동안은 남는 게 얇아 보이는 셈이죠.
셋째 겹이 제일 무서운 대목인 거예요. 다 지어졌을 때 사 줄 사람이 그대로 있을지를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여기가 이 얘기의 뼈대인 셈이죠.
짓기로 정하는 건 잘 팔릴 때잖아요. 그런데 짓는 데 몇 해가 걸리는 거예요. 앞서 반도체 만드는 데가 왜 그렇게 오르내리는지 알아본 날에 나온 그 얘기예요. 배 짓는 데도 그랬고요.
그러면 잘 팔릴 때 다들 같이 짓기로 정하고, 몇 해 뒤에 다들 같이 나오는 셈이죠. 그때는 이미 사려던 사람이 다 사 둔 뒤인 거예요. 앞서 배로 나르는 회사를 알아본 날에 배가 모자라면 삯이 세지고 남으면 뚝 떨어진다고 했잖아요. 짓는 쪽에서도 같은 짜임인 거예요.
박예슬 그럼 짓지 않는 게 나은 건가요?
그게 또 아니래요. 앞서 제조원가를 알아본 날에 많이 만들면 닳는 값을 나눠 낼 머릿수가 늘어서 한 개당이 내려간다고 했잖아요.
낡은 자리로는 그 값을 못 내리는 거예요. 남들이 새로 지어서 한 개당을 낮추면 같은 값으로는 못 버티는 셈이죠. 그러니까 지어도 위험하고 안 지어도 위험한 자리인 거예요.
다만 어느 회사가 지금 어느 쪽을 골랐는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짓기로 정하는 때와 다 지어지는 때가 몇 해나 떨어져 있다는 것, 그래서 잘 팔릴 때 정한 게 안 팔릴 때 나온다는 것, 그리고 짓지 않으면 한 개당 값을 못 내려서 그것도 위험하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