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지도는 세 덩이만 알면 된다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중원, 새외, 강남. 오늘은 새외 중에서도 서쪽으로 가는 길 얘기야.
서역이야. 중원 서쪽 너머, 사막과 오아시스가 있는 땅. 그리고 그 길을 비단길이라고 불러. 옛날에 비단을 싣고 오가던 장삿길이었대. 실제로 있었던 길이라고 하더라.
무협에서 주인공이 서역으로 가면 이야기 색깔이 바뀌어.
산과 강, 객잔과 문파 대신 모래와 바람, 낙타와 상단이 나와. 말투가 다른 사람들, 처음 보는 무공, 낯선 신앙. 새외 얘기할 때 중원 밖엔 뭐가 있냐고 했는데, 서역은 그 바깥이 제일 넓게 펼쳐진 데야.
서역 길은 혼자 못 가. 사막이 너무 넓고 위험하거든. 그래서 무협 주인공은 대개 상단을 따라가.
상단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에서 장사하는 놈들. 서역 길에선 상단이 곧 생명줄이야. 물이 어디 있는지, 길이 어디로 나는지, 도적이 어디서 나오는지 다 알거든. 표국 얘기도 했었지. 서역 길 표국은 중원 표국보다 몇 배는 험한 일을 해.
사막에선 무공도 달라져. 모래 위에선 발이 빠져서 보법이 안 먹혀. 경공도 힘이 몇 배로 들어.
그리고 물이 문제야. 내공이 아무리 깊어도 물 없으면 못 버텨. 벽곡단 얘기할 때 버티게 해주는 물건이라고 했는데, 사막에선 그것도 한계가 있어. 무협 고수가 사막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나오는 이유야. 땅이 사람보다 셀 때도 있는 거지.
객잔에 사막을 건넌 적 있다는 손님이 온 적 있어. 그 손님 말이 의외였어. 모래보다 밤 추위가 더 무서웠대. 낮엔 타 죽을 것 같다가 밤엔 얼어 죽을 것 같다고.
다들 놀랐어. 사막은 더운 줄만 알았거든. 그 얘기 듣고 무협 사막 장면을 다시 보니까 모닥불 장면이 왜 꼭 나오는지 알겠더라.
사막이나 먼 길을 건너는 장면 좋아하면 하나 추천해줘. 객잔 주인은 멀리 못 가니까 이야기로라도 가보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