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아들한테 들었다면서 얘기를 꺼냈어요. 비트코인을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고요.
저는 그게 이상했어요. 어딘가에는 회사가 있고 사람이 있을 텐데요.
박예슬 이름은 있잖아요. 그 이름이 가짜라는 건가요?
신미혜 이름은 있는데 그 뒤에 누가 있는지를 모르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어떤 이름으로 종이 한 장을 인터넷에 올렸다던데요. 앞에서 코인 백서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그런 글이었대요.
그러고는 그대로 굴러가게 만들어 두고, 몇 해 뒤에 조용히 손을 뗐다고요. 그 뒤로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대요.
박예슬 회사를 만든 것도 아니고요?
아니래요. 그래서 물어볼 데도 없고 책임질 데도 없는 채로 굴러가는 거라고 했어요.
이웃 언니가 여기서 되물었대요. 그럼 그 사람이 처음에 캔 몫은 지금도 그대로 있느냐고요.
그대로 있대요. 그리고 그게 밖에서 다 보인다던데요. 앞에서 코인 장부가 열려 있어서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다고요.
신미혜 아무도 손대지 않은 광이 마을 한가운데 열려 있는 셈이죠.
한 번이라도 움직이면 큰 얘기가 될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지켜본대요.
여기가 오늘 제일 새겨들은 대목이에요.
만든 사람이 없으니 고칠 사람도 없다던데요. 앞에서 블록체인이 왜 못 고치는 구조인지 알아봤잖아요. 규칙만 그런 게 아니라 아예 그 규칙을 바꿀 주인이 없는 거고요.
그래서 "주인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거래요. 누가 마음먹고 바꿀 수 없다는 게 사람들이 믿는 바탕이 됐다는 얘기였어요.
박예슬 없는 게 좋은 점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셈이래요. 저는 그 말이 오래 남았어요.
여러 사람이 지목된 적은 있는데 확인된 적은 없대요. 본인이라고 나선 사람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고요.
그게 정말 한 사람인지 여럿인지도 모른다더라고요. 그건 저희가 밖에서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이웃 언니도 그랬어요.
종이 한 장을 올리고 시작했다는 것, 몇 해 뒤 조용히 손을 뗐다는 것, 처음 몫이 한 번도 안 움직인 채 밖에서 다 보인다는 것, 만든 사람이 없으니 고칠 사람도 없다는 것, 그리고 그게 오히려 바탕이 됐다는 것.
저는 이제 주인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하나는 알겠어요. 고칠 사람이 없다는 뜻이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