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아들한테 들었다면서 이 말을 꺼냈어요. 깔아 둔 돗자리를 확 잡아당기면 위에 있던 사람이 넘어지잖아요. 그 모양에서 온 말이래요.
코인을 만든 사람들이 어느 날 손을 놓고 사라지는 일을 그렇게 부른다던데요.
박예슬 사라진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장부는 그대로 남아 있는 거잖아요.
신미혜 장부는 남는데 돌보는 사람이 없어지는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만든 쪽이 처음부터 큰 몫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대요.
앞에서 코인 백서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몇 개를 만들고 누구에게 얼마나 나눌지가 거기 적힌다고요. 그런데 그 종이를 봐 주는 데가 없다고도 했고요. 그러니 만든 쪽이 얼마를 쥐고 있는지, 언제 풀 수 있는지가 흐릿한 채로 시작되는 일이 있다던데요.
그 몫을 한꺼번에 내놓으면 남아 있던 사람들만 남는 거래요.
이게 더 무서운 자리였어요.
앞에서 스마트계약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적어 둔 대로만 굴러가고 아무도 못 고친다고요. 그런데 만들 때 자기만 고칠 수 있는 자리를 남겨 두는 경우가 있대요.
박예슬 그럼 못 고친다는 말이 그 사람한테는 해당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렇대요. 그 열쇠가 남아 있으면 규칙을 바꿔서 다른 사람 것을 묶어 버리거나 자기 쪽으로 돌릴 수도 있다더라고요. 앞에서 열쇠를 여럿이 나눠 갖는 방식을 알아봤잖아요. 그게 왜 쓰이는지 여기서 알겠더라고요.
그럼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어요. 미리 알 수 있는 건 아니래요. 다만 보는 자리가 몇 있대요.
만든 쪽이 얼마를 쥐고 있는지, 그 몫이 언제 풀리는지, 규칙을 고칠 수 있는 열쇠가 남아 있는지, 그리고 그 열쇠를 한 사람이 갖고 있는지요. 앞에서 코인 장부가 열려 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이런 건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미혜 돗자리 귀퉁이를 누가 밟고 있나 보는 거예요.
이 대목은 앞에서 여러 번 나왔어요.
앞에서 코인은 보내면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여기서도 같대요. 규칙대로 굴러간 일이라 어긴 게 아니고, 그러니 물어 줄 데도 취소할 데도 없다던데요.
다만 어디까지가 이런 일이고 어디부터는 그냥 잘 안된 것인지는 저희가 밖에서 가리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네 아들도 모른다고 했어요.
만든 쪽이 큰 몫을 쥐고 있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 규칙을 고칠 열쇠를 남겨 두는 경우가 있다는 것, 그런 건 장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벌어지고 나면 되돌릴 데가 없다는 것.
저는 이제 새 이름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거 만든 쪽이 얼마나 쥐고 있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