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원두, 같은 기계인데 나오는 양만 바꿔서 다른 메뉴를 만들어요.
에스프레소를 뽑을 때 어디서 끊느냐로 갈려요.
같은 가루를 쓰는데 물이 지나간 양이 다른 거예요. 그래서 맛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져요.
어제 얘기한 것과 이어지는 부분이에요.
에스프레소가 내려올 때 성분이 순서대로 나와요. 처음에는 산미와 단맛이, 나중에는 쓴맛과 떫은맛이 나오죠.
그러니까 짧게 끊으면 앞부분만 담기고, 오래 두면 뒷부분까지 들어와요.
양이 많은 룽고가 더 진할 것 같지만 반대예요. 진하기는 리스트레토 쪽이 세요.
여기서 헷갈리시는 분이 많아요.
룽고는 뽑을 때부터 물을 더 통과시킨 거예요. 아메리카노는 다 뽑고 나서 물을 부은 거고요. 결과가 달라요.
룽고는 뒷부분 성분까지 뽑혀서 쓴맛이 섞이고, 아메리카노는 잘 뽑힌 커피를 물로 희석한 거라 깔끔해요. 그래서 저는 연하게 드시려면 아메리카노를 권해드려요.
에스프레소를 드셔보셨는데 안 맞으셨다면 이렇게 바꿔보세요.
너무 쓰고 텁텁했으면 리스트레토로요. 뒷부분을 안 담으니까 훨씬 부드러워요.
너무 세고 짧았으면 룽고로요. 양이 늘어서 천천히 드실 수 있어요.
같은 원두로 뽑은 세 잔을 나란히 드셔보시고 가운데 것이 제일 낫다고 하신 손님이 계셨어요. 그런 식으로 찾으시는 게 제일 빨라요.
원두를 바꾸기 전에 뽑는 양부터 바꿔보시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메뉴판에 없는 가게가 많아요. 그럴 땐 짧게 뽑아달라고 하시면 돼요.
라떼를 시키실 때 리스트레토로 넣어달라고 하시는 분도 계세요. 우유에 안 묻히면서 부드러워서 그렇게 드시는 거예요. 저희도 말씀하시면 그렇게 만들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