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사건이 "재심 무죄"로 끝났다는 뉴스를 보신 삼촌이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항소를 안 했나 보네."
그런데 기사에는 그 사건이 대법원까지 갔다가 확정됐다고 적혀 있었답니다. 재심은 항소를 안 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다툼이 끝난 뒤에 열리는 문입니다.
재심과 항소는 둘 다 나온 판결에 대해 다시 판단해 달라고 하는 절차입니다.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 쪽이 청구하고, 법원이 다시 들여다보고, 결과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다시 다툰다는 점이 같으니 같은 절차처럼 들리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항소는 1심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위 법원에 다시 판단해 달라고 하는 것이고, 재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법이 정한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그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항소는 재판이 아직 이어지는 중의 일입니다.
1심 판결에 불복하면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해서 2심을 받습니다. 그 뒤에는 상고로 대법원까지 갈 수 있죠. 항소와 상고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 단계들을 다 거치거나 기간이 지나면 판결이 확정됩니다.
재심은 끝난 재판을 다시 여는 일입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다시 다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증거가 나왔거나, 판결의 근거가 된 증거가 거짓으로 밝혀진 것처럼 법이 정한 중대한 사유가 있으면 다시 재판을 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심은 드물고, 열리는 것 자체가 뉴스가 되죠. 삼촌이 보신 사건이 그 경우였습니다.
재심과 재수사의 차이도 전에 다뤘습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재심 뉴스에는 대개 오랜 시간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그 시간을 보면 항소를 안 한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보이겠지요.
항소 뉴스라면 다음 심급에서 무엇을 다투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재심 뉴스라면 어떤 사유로 재판이 다시 열렸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요건과 판단은 법원이 하는 일입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판결을 다시 다투는 것은 같습니다. 이미 확정됐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