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을 돌려달라는 편지를 등기로 보내셨다는 세입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집주인이 "봉투는 받았지만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고요.
그래서 다시 우체국에 가셨답니다. 등기는 봉투가 갔다는 것을 증명해 줍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는 다른 이름의 우편이 증명합니다.
등기와 내용증명은 둘 다 우체국이 보낸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주는 우편입니다.
창구에서 접수하고, 번호를 받고, 일반 우편보다 비용이 더 듭니다. 기록이 남는다는 점이 같으니 같은 서비스처럼 여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등기는 우편물을 보내고 받은 과정을 기록해 주는 것이고, 내용증명은 어떤 내용의 문서를 언제 누구에게 보냈는지까지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등기는 우편물의 길을 기록합니다.
언제 접수했고, 언제 배달됐고, 누가 받았는지가 남습니다. 그래서 "받지 못했다"는 말에는 등기가 답이 됩니다. 하지만 봉투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는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 세입자가 막힌 자리가 여기였습니다.
택배와 등기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내용증명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내용증명은 문서 자체를 남깁니다.
같은 문서를 여러 부 만들어 한 부는 받는 사람에게 보내고, 한 부는 우체국이 보관하고, 한 부는 내가 갖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는 말에 답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은 대개 등기로 함께 보내지기 때문에, 받았다는 기록도 같이 남습니다.
보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돈이나 계약에 관한 요구라면 대개 내용까지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그 세입자도 처음부터 그랬다면 우체국을 두 번 가지 않았겠지요.
등기라면 받는 사람 주소와 이름을 정확히 적으시면 됩니다.
내용증명이라면 문서를 같은 내용으로 여러 부 준비해 가시면 됩니다. 법적 효력이나 구체적인 대응은 법률 상담 창구의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기록이 남는 것은 같습니다. 내용까지 증명해야 하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