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의 세 판을 나란히 놓고 어느 게 진짜냐고 물으신 분이 있었습니다.
셋 다 진짜였습니다. 표지만 다른 같은 책이었죠. 손님들이 이걸 자주 물으셔서 정리해두겠습니다.
가장 흔한 건 내용은 그대로 두고 겉만 새로 만드는 겁니다. 리커버라고 부르죠.
이유는 단순합니다. 서점 매대에서 새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몇 해 지난 책은 매대에서 밀려나는데, 표지를 바꾸면 다시 앞에 놓입니다.
이건 속이는 게 아닙니다. 다만 이미 갖고 계신 책이면 살 필요가 없는 것이죠.
반면 안이 바뀌는 판도 있습니다. 이건 구분하셔야 합니다.
개정판. 내용을 고치고 더한 겁니다. 사실이 바뀐 분야는 이게 중요하죠. 오래된 판을 보시면 틀린 정보를 보시게 됩니다.
새 번역. 번역자가 바뀌면 사실상 다른 책입니다. 앞서 번역본 고르는 얘기에서 적은 대로 문장이 완전히 달라지죠.
주석이나 해설이 붙은 판. 원문은 같은데 읽기가 달라집니다.
겉으로는 잘 안 갈립니다. 확인하실 곳은 한 군데입니다.
책 앞이나 뒤의 판권 쪽을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몇 판 몇 쇄인지, 언제 나왔는지, 개정판인지가 적혀 있죠. 번역자 이름도 여기 있고요.
이 두 낱말만 구분하시면 헷갈릴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희도 이걸 판단해야 합니다. 표지만 바뀐 판은 새로 안 삽니다. 이미 있는 책이니까요.
대신 개정판이 나오면 삽니다. 특히 자료가 바뀌는 분야는 옛 판을 빼고 새 판을 넣죠. 앞서 제적 얘기에서 내용이 낡은 책을 뺀다고 적었는데 그 자리가 이쪽입니다.
번역이 새로 나오면 둘 다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읽는 분이 정하실 일이라서요.
겉이 바뀐 것과 안이 바뀐 것은 다른 일이다. 다만 팔 때는 같은 얼굴을 한다.
이 얘기를 나쁘게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선물하실 책이면 표지가 예쁜 판을 고르시는 게 맞습니다. 받는 사람이 그걸 먼저 보니까요. 그리고 표지가 좋아서 손이 가는 것도 읽기의 이유로 충분하죠.
다만 이미 있는 책을 다시 사시는 건 아깝습니다. 판권 쪽만 한 번 보시면 그 실수는 안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