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에서 두 시간 공부하시던 분이 있었습니다. 옆 사람이 책을 뽑을 때마다 고개를 드시더군요.
그분이 예민하셨던 게 아닙니다. 방을 잘못 고르신 겁니다. 도서관 안의 방들은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하는 일이 다릅니다.
크게 셋으로 갈립니다.
자료실. 책이 꽂혀 있는 방입니다. 사람이 계속 오가고 서가에서 소리가 납니다. 여기서 오래 앉아 공부하시면 계속 방해받으시죠. 대신 책을 뽑아다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열람실. 자기 책을 가져와서 공부하는 방입니다. 좌석을 발권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씁니다. 도서관 책은 여기 안 꽂혀 있죠.
디지털·멀티미디어실. 컴퓨터를 쓰거나 자료를 검색하는 방입니다. 자판 소리가 나도 되는 곳이 많습니다.
자료실에서 내 책으로만 공부하시는 게 가장 안 맞는 조합입니다. 방해는 다 받으시면서 그 방의 장점은 하나도 안 쓰시는 거니까요.
주말이나 시험 기간에는 일반열람실이 금방 찹니다. 그때 자료실로 밀려오시는 경우가 많죠.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좌석 현황을 미리 보시면 됩니다. 홈페이지나 앱에서 실시간으로 남은 자리를 보여주는 곳이 많거든요. 그리고 다른 지점을 보십시오. 같은 시간에 옆 관은 비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여기서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일반열람실이 제일 조용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의자 소리, 종이 소리, 드나드는 소리가 계속 나거든요. 오히려 자료실 구석이나 자유열람 공간이 조용한 시간대가 있습니다.
평일 오전이 대체로 가장 한산합니다. 시간대를 바꾸는 게 방을 바꾸는 것보다 크게 작용할 때가 있죠.
집중은 의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리로 만드는 것에 가깝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방을 옮기실 때는 짐도 같이 옮기셔야 합니다.
자료실에 짐을 두고 열람실에 가시면 두 자리를 다 잡아두는 셈이 되죠. 이게 다툼이 되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고개를 계속 드시던 그분께 저는 열람실 자리를 안내해드렸습니다. 그다음부터는 거기서 하시더군요.
같은 도서관인데 방을 바꾸는 것만으로 두 시간이 달라집니다. 뭘 하러 오셨는지만 먼저 정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