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다고 하시면서, 그 사람이 그만두라고 해서 못 그만두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만두는 것이 맞다고 보셨습니다. 그런데 못 하셨죠. 보고 계신 것이 그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자존심과 오기는 둘 다 물러서지 않게 만드는 힘입니다.
둘 다 세고, 둘 다 사람을 버티게 합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체면과 자존심도 이 근처에서 갈렸죠. 그러면 이 둘은 무엇이 갈릴까요?
무엇을 보고 있느냐입니다.
자존심은 내가 지키기로 한 선을 지키는 것입니다.
기준이 나에게 있습니다. 상대가 누구든 같습니다. 아무도 안 봐도 지키고요.
그래서 자존심으로 버티는 사람은 상대가 바뀌어도 같은 선택을 합니다.
오기는 그 사람에게 지기 싫어서 버티는 것입니다.
기준이 상대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달라지면 답도 달라지죠. 그 사람이 없었으면 진작 그만뒀을 일을 계속하게 됩니다.
오기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힘으로 넘긴 고비도 있으니까요. 다만 방향을 상대가 정한다는 점은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해보시면 됩니다. 그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 그대로 하시겠습니까?
그만두고 싶은데 그 사람 때문에 못 그만두시면 뒤쪽이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오기로 버티면 그 시간의 방향을 상대가 정합니다. 그 사람이 뭐라 했느냐에 따라 내가 계속할지 말지가 정해지니까요.
그러면 이기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 사람에게 끌려다니는 겁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반발도 비슷한 구조였습니다. 밀리면 밀어내는데 방향은 상대가 만든 것이죠.
자존심 쪽이면 그대로 지키시면 됩니다.
오기 쪽이면 할 일은 굽히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을 빼고 다시 정하는 것입니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만 보시면 됩니다.
그러고도 계속하기로 하시면 그건 이제 자존심이겠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안 굽히는 것은 같습니다. 그 사람을 빼도 같은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