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고 하셔서 그 자료를 그냥 드린 적이 있습니다. 삼십 분 뒤에 처음부터 다시 물으러 오셨죠.
그 삼십 분이 아까웠습니다. 처음에 모른다고 하셨으면 안 걸렸을 시간이니까요.
모르는 얘기가 나왔을 때 고개를 끄덕이는 건 가장 적은 힘이 드는 선택입니다.
물으면 설명이 따라오고, 설명을 들으면 또 모르는 게 나오죠. 그 자리가 길어집니다. 그리고 모른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가 나를 다시 볼 것 같고요.
그래서 끄덕입니다. 그 자리는 넘어갑니다.
문제는 모르는 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나중에 물으면 값이 올라갑니다. 그때 아는 척을 했으니 지금 물으면 그 거짓말까지 드러나죠. 그래서 더 못 묻게 되고, 모르는 채로 일이 진행됩니다.
앞서 검색부터 하게 되는 버릇을 적었는데, 그 방향이 여기서도 나옵니다. 사람한테 못 물으니 혼자 찾다가 시간을 더 씁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듣는 쪽에서는 대개 압니다.
안내데스크에 서 있으면 그게 보입니다. 끄덕이는 자리가 살짝 늦거나, 되묻지 않거나, 표정이 고정돼 있죠. 저는 그럴 때 그냥 한 번 더 설명합니다. 묻지 않으셨는데도요.
그러니 아는 척으로 지켜지는 건 생각보다 적습니다.
실제 값을 세어보면 이렇습니다.
그 자리에서 모른다고 하면 — 삼십 초 걸립니다. 그걸로 끝이죠. 나중에 묻게 되면 — 그동안 헛돈 시간에 민망함까지 붙습니다. 끝내 안 물으면 — 그 일이 잘못되고 그때는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앞의 것이 압도적으로 쌉니다. 그런데도 그 삼십 초가 제일 어렵더군요.
모른다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려우시면 다른 표현을 쓰셔도 됩니다.
그 부분은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 다시 한번 짚어주시겠어요,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만 하겠습니다. 이런 문장들이요. 무지를 고백하는 형식이 아니라 확인하는 형식이라 훨씬 쉽게 나옵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데 드는 값은 지금 가장 싸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르기만 한다.
저는 아무 말 안 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분이 나가시면서 그러시더군요. 아까 그냥 물을 걸 그랬다고요. 저는 지금 물으신 것도 늦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안 물으시는 분들이 훨씬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