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부산에 갔다가 크레인이 줄지어 선 걸 봤대요. 저건 배 회사 것이냐고 묻더라고요.
앞에서 HMM이 뭘 하는 회사인지 알아본 글이 있잖아요. 배를 굴리는 자리요. 그런데 짐을 내리고 싣는 자리는 또 다른 데가 맡는다던데요.
박예슬 배를 대는 곳도 배 회사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신미혜 버스 회사가 터미널까지 갖고 있는 건 아닌 것과 같은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그 자리를 맡아 굴리는 회사가 따로 있고, 짐이 하나 지나갈 때마다 삯을 받는대요.
그리고 내려놓은 짐을 오래 안 찾아가면 그 자리를 쓴 값도 따로 받는다던데요. 앞에서 폐기물 처리 회사가 받아 주는 걸로 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이쪽도 물건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자리를 내주고 받는 쪽이라고요.
박예슬 그럼 짐이 많이 지나갈수록 좋은 거잖아요.
그렇대요. 그래서 어느 배가 여기 들르기로 하느냐가 이 집 살림을 정한다더라고요.
여기가 이 업의 결이었어요.
배가 어디에 들를지는 배를 굴리는 쪽이 정하잖아요. 항로가 바뀌면 짐이 통째로 다른 항구로 간대요. 그러니 자리는 여기 있는데 오고 안 오고는 남이 정하는 자리라던데요.
신미혜 목이 좋아도 버스가 안 서면 소용없는 셈이죠.
이건 앞에서 여러 번 나온 얘기라 저도 짐작이 갔어요.
바다를 메우고 물길을 깊게 파야 하고, 나라가 정해 줘야 한다더라고요. 그래서 몇 해가 걸리고 아무 데나 못 만든대요. 앞에서 시멘트나 폐기물 쪽에서도 새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이유는 다른데 결과가 같더라고요.
그리고 배가 점점 커진대요. 앞에서 배 한 척에 몇 년이 걸리는지 알아봤잖아요. 그렇게 커진 배는 물이 깊어야 들어오고 크레인도 더 길어야 한다더라고요. 그걸 못 맞추면 큰 배는 못 받는 항구가 된대요.
다만 어느 자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배를 굴리는 데와 자리를 맡은 데가 다르다는 것, 지나가는 짐마다 삯을 받는다는 것, 오래 두면 자리값을 또 받는다는 것, 배가 어디 들를지는 남이 정한다는 것, 그리고 새로 만들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
어느 집이 나은지는 저도 몰라요. 다만 이제 항구 얘기가 나오면 하나는 물어봐요. 배 얘기예요, 자리 얘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