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런 장면이 꼭 있어. 객잔에서 큰 싸움이 나. 탁자 부서지고 사람 날아가고. 다 끝나고 무림인들이 사라진 한참 뒤에 관아 사람들이 와.
"무슨 일이냐!" 하고 소리치는데, 이미 아무도 없어. 남은 건 부서진 탁자랑 떨고 있는 객잔 주인뿐이야.
그 관아 사람이 포쾌야.
포쾌는 관아에서 범인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이야. 그 우두머리를 포두라고 하고.
도둑 잡고, 싸움 말리고, 고을 치안을 맡아. 그러니까 원래는 객잔에서 싸움이 나면 이 사람들 일이야.
근데 무협에선 늘 한발 늦어.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해. 포쾌는 대개 무공이 약해. 기본 몸 쓰는 법은 알지만 내공 닦은 고수 상대는 안 돼.
무림인이 지붕을 넘어 도망가면 포쾌는 길로 돌아가야 해. 경공 얘기를 전에 적었지. 지붕 밟고 다니는 게 왜 반칙이냐고. 포쾌 입장에선 진짜 반칙이야.
그래서 무협 포쾌는 현장 정리 담당처럼 그려져. 싸움은 무림인이 하고, 뒤처리는 포쾌가 해.
강호에 나라는 왜 안 끼어드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이 법 밖에 있는 이유. 포쾌는 그 선 위에 서 있는 사람이야.
무림인끼리 싸우면 관은 웬만하면 모른 척해. 대신 보통 사람이 다치면 그때 나서. 포쾌는 그 경계를 지키는 사람인 거지.
그래서 잘 쓴 무협에선 포쾌가 무림인한테 따지는 장면이 있어. 너희끼리 싸우는 건 상관없는데 왜 객잔을 부수냐고. 나는 그 장면에서 늘 포쾌 편이야.
우리 객잔에서도 손님 둘이 크게 싸운 적이 있어. 칼은 없었고 주먹만 오갔지. 다 끝나고 한참 뒤에 관아 사람이 왔어.
와서 장부부터 보자고 하더라. 누가 언제 왔는지. 나는 그게 고마웠어. 싸움은 늦게 왔어도 뒷정리는 해주니까. 부서진 의자 값은 누가 낼지 그 사람이 정해줬어.
무협 객잔 주인들도 포쾌가 오면 속으로 반가웠을 거야. 늦게라도 와주는 게 어디야.
관아 사람이 멋있게 나오는 무협 장면 있으면 알려줘. 나 아직 못 찾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