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 유난히 크고 모양이 달라서 다른 봉지가 섞인 줄 알았어요. 바라코였어요.
앞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얘기를 드렸죠.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대부분이 그 둘이에요.
그런데 그 밖에도 품종이 있어요. 리베리카라고 부르는 계열이 있고, 필리핀에서는 그중 하나를 바라코라고 불러요.
바라코는 콩알이 눈에 띄게 커요. 모양도 한쪽이 길쭉해서 다르게 생겼어요.
나무 자체도 훨씬 크게 자라요. 그래서 수확이 어렵고 관리에 손이 많이 가요. 물량이 적은 이유 중 하나예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결이에요.
나무나 꽃, 잭프루트 같은 열대 과일 향이 난다고들 해요. 쓴맛도 세고요. 우리가 아는 커피 맛에서 꽤 떨어져 있어요.
처음 드시면 이게 커피 맞나 싶으실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현지에서는 오래 마셔온 방식이고요.
바라코만 나는 건 아니에요.
고지대에서는 아라비카도 길러요. 그쪽은 중미 원두랑 비슷한 결이에요. 다만 국내 소비가 많아서 밖으로 나오는 물량이 적어요.
봉지에 품종이 적혀 있으면 그걸 보세요. 바라코인지 아라비카인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커피예요.
품종이 둘뿐이라고 알고 있으면 이런 원두를 만났을 때 어리둥절해지더라고요.
솔직히 카페에서 보기는 쉽지 않아요.
저희도 몇 해에 한 번 구해요. 손님께 드리면 절반은 신기해하시고 절반은 못 드시겠다고 하세요. 그래서 상시로 두기는 어려운 원두예요.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드셔보세요. 커피 맛의 폭이 생각보다 넓다는 걸 알게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