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면접 전날 셔츠를 다림질하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러다 "어차피 안 될 거야"라며 셔츠를 도로 옷장에 넣으셨다고요.
그 분은 걱정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셔츠를 도로 넣게 만든 것은 걱정이 아닙니다. 비관입니다.
비관과 걱정은 둘 다 앞일에서 나쁜 쪽을 먼저 떠올리는 마음입니다.
마음이 무겁고, 잠이 덜 오고, 안 좋은 장면이 그려집니다. 어두운 쪽을 본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부르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걱정은 나쁘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 앞에서 마음을 쓰는 것이고, 비관은 나쁘게 될 것이라고 이미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걱정에는 아직 열린 결과가 있습니다.
면접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붙을 수도 있습니다. 걱정은 그중 나쁜 쪽에 마음이 쏠린 상태죠. 그래서 걱정하는 사람은 대개 준비를 더 합니다. 셔츠를 한 번 더 다리고, 예상 질문을 한 번 더 봅니다. 결과가 열려 있으니까요.
걱정과 염려, 걱정과 근심의 차이는 전에 다뤘습니다. 여기서는 비관과의 경계만 보겠습니다.
비관에는 이미 닫힌 결과가 있습니다.
어차피 안 될 거라고 정해버렸습니다. 결과가 닫혔으니 준비할 이유도 사라지죠. 셔츠를 도로 넣은 손이 그 결론입니다. 그래서 비관은 걱정보다 조용합니다. 마음을 쓸 일이 없어졌으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걱정을 비관으로 넘기면 아직 열린 결과를 내 손으로 닫게 됩니다. 셔츠가 옷장에 있는 동안은 면접도 반쯤 닫혀 있는 셈이겠지요.
걱정이라면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마음 쓰는 힘을 준비에 쓰면 걱정은 제자리를 찾습니다.
비관이라면 그 결론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정말 근거가 있는 결론인지, 아직 열린 일을 미리 닫은 것인지요. 대개는 뒤쪽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나쁜 쪽을 떠올리는 것은 같습니다. 결론을 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