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에서 동그란 콩만 골라내 카운터에 올려놓으시며 불량이냐고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앞서 커피가 열매 안의 씨앗이라고 말씀드렸죠. 보통은 씨가 두 개 들어 있어요.
둘이 마주 보고 자라니까 서로 닿는 면이 납작해져요. 그래서 커피콩 한쪽이 평평하고 가운데 줄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가끔 씨가 하나만 자라요. 그러면 눌릴 면이 없으니 동그랗게 자라죠. 그게 피베리예요.
버리시거나 골라내실 필요 없어요.
병이 든 것도 덜 익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자란 거예요. 한 농장에서 나오는 양의 몇 퍼센트쯤 섞여요.
앞서 말씀드린 결점두랑은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결점두는 실제로 문제가 있는 콩이고, 이건 모양만 다른 정상 콩이에요.
피베리만 모아서 파는 원두가 있어요.
크기와 모양이 고르면 볶을 때 열이 고르게 들어가요. 그래서 더 잘 볶인다는 얘기가 있어요. 실제로 조금 더 단맛이 난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요.
다만 골라내는 데 손이 많이 가서 값이 붙어요. 탄자니아나 케냐 쪽 봉지에서 자주 보실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저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느껴요.
같은 농장 원두를 보통 콩과 피베리로 나눠서 나란히 내려본 적이 있어요. 다르긴 한데, 산지가 다른 원두끼리의 차이에 비하면 아주 작았어요.
그러니까 값이 많이 붙어 있으면 굳이 고르실 이유는 없다고 봐요. 궁금해서 한 번 드셔보시는 정도면 충분해요.
모양이 특별하면 맛도 특별할 것 같은데, 커피는 그게 잘 안 이어지더라고요.
피베리가 섞여 있으면 갈 때 조금 신경 쓰셔도 좋아요.
모양이 달라서 갈리는 크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어요. 아주 미세한 차이라 대부분은 신경 안 쓰셔도 돼요. 피베리만 든 원두면 오히려 고르게 갈려요.
봉지에서 동그란 콩이 나오면 그건 불량이 아니에요. 그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