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난 뒤 "군소 정당 다수 등록취소"라는 뉴스를 보신 아버지가 물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큰 잘못을 했길래 다 해산당했냐."
그 정당들은 잘못을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법이 정한 요건을 채우지 못했을 뿐이죠. 해산과 등록취소는 정당이 사라지는 이유가 다릅니다.
정당 해산과 등록취소는 둘 다 한 정당이 더 이상 정당으로 남지 못하게 되는 일입니다.
이름이 사라지고, 정당으로서 활동을 할 수 없게 되고, 뉴스에 짧게 나옵니다. 결과가 같으니 같은 일처럼 들리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정당 해산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날 때 정부의 청구로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는 것이고, 등록취소는 선거 결과 등 법이 정한 요건을 채우지 못한 정당의 등록을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우는 것입니다.
정당 해산은 헌법의 일입니다.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헌법이 지키는 민주적 질서에 어긋난다고 볼 때만 가능합니다.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하죠. 그래서 아주 드물게 일어나고, 일어나면 큰 뉴스가 됩니다.
등록취소는 요건의 일입니다.
정당법은 정당이 유지해야 할 조건을 정해 두었습니다. 선거에 참여해서 일정한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정해진 조직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선거관리위원회가 등록을 취소합니다. 잘못이 아니라 기준의 문제죠. 아버지가 보신 뉴스가 이쪽이었습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등록취소를 해산으로 읽으면 기준을 채우지 못한 작은 정당들이 큰 잘못을 한 것처럼 기억됩니다. 그 둘은 무게가 전혀 다르겠지요.
정당 해산 뉴스라면 헌법재판소가 어떤 이유로 판단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등록취소 뉴스라면 어떤 요건을 채우지 못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헌법과 정당법, 선거관리위원회 안내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정당이 사라지는 것은 같습니다. 누가 정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