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서는 아무렇지 않으셨다가 집에 와서 울컥하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때 못 느끼신 게 아닙니다. 오는 방식이 달랐던 거죠.
감격과 감동은 둘 다 마음이 크게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둘 다 눈가가 뜨거워지고, 둘 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감동과 감탄도 이 근처에서 갈렸죠. 그러면 이 둘은 무엇이 갈릴까요?
그 순간에 터지느냐 나중에 스며드느냐입니다.
감격은 바라던 것이 이루어진 순간에 북받치는 상태입니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오래 기다린 사람을 만났을 때죠. 세기가 크고 짧습니다. 그리고 몸에 바로 나옵니다.
감격은 사건이 있어야 옵니다. 그 순간이 있어야 하니까요.
감동은 그 자리에서 다 안 오고 나중에 퍼지는 쪽입니다.
누가 해준 말, 지나가며 본 장면, 나중에 알게 된 사정이죠. 그때는 별것 아닌 것 같다가 집에 와서 떠오릅니다.
감동은 사건이 없어도 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도 다시 오더군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집에 와서 울컥하셨으면 뒤쪽입니다. 늦게 온 것이 덜한 것은 아니고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눈물이 나야 진짜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았던 것을 두고 스스로를 차갑다고 여기기도 하죠.
그런데 스며드는 쪽은 원래 늦게 옵니다. 그 자리에서는 처리할 것이 많아서 못 느끼는 경우도 많고요. 집에 와서 조용해지면 그때 올라옵니다.
감격 쪽이면 할 일은 없습니다. 그 순간을 그냥 두시면 됩니다.
감동 쪽이면 할 일은 나중에 온 그 마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못 한 말을 며칠 뒤에 하셔도 됩니다.
늦게 온 말이 오히려 오래 남습니다. 그동안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크게 움직인 것은 같습니다. 언제 왔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