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하러 오신 손님이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주말에 광장에 열린 야외 도서관에 다녀왔다고요. 빈백에 누워 읽다가 잠들었는데, 깨 보니 책이 얼굴 위에 덮여 있었다고 하시더군요.
요즘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날이 선선해지면서 광장이나 공원에 서가를 내놓는 야외 도서관 소식이 뉴스에 종종 나옵니다. 책꽂이와 빈백, 돗자리를 깔아 두고 누구나 와서 읽게 하는 방식이죠.
지역마다 여는 기간과 방식은 다르다고 합니다. 주말에만 여는 곳도 있고, 계절 내내 운영하는 곳도 있다더군요. 손님들도 각자 다녀온 곳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이와 함께 간 이웃. 실내 도서관에선 아이를 조용히 시키느라 바빴는데, 밖에선 그럴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오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혼자 간 손님. 실내에선 남의 눈이 신경 쓰여 고르지 못하던 책을, 밖에선 편하게 펼쳤다고요. 잠들었다는 손님. 처음 말씀드린 그분이죠. 도서관에서 잠든 건 처음이라며 웃으셨습니다.
공통점이 있더군요. 다들 조용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조금 부러웠습니다. 저희 서가는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반성도 했습니다. 앞서 아이랑 도서관 가는 요령에서 조용히 시키는 것부터 하지 말라고 적었는데, 도서관의 조용함이 누군가에게는 문턱이 되기도 한다는 걸 손님들 말에서 다시 느꼈죠.
야외 도서관에 다녀온 손님 중 몇 분이 그 뒤 실내 도서관 회원증을 만드셨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밖에서 처음 책을 편하게 만난 분들이 안으로 들어오시는 거죠.
서가는 벽에 붙어 있어야 서가인 것이 아니다. 책이 펼쳐지는 곳이면 어디든 서재가 된다.
그 손님은 다음 주말에 또 가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번엔 잠들지 않고 끝까지 읽어 보겠다고요. 그러면서 저희 도서관에서 그 책의 다음 권을 빌려 가셨죠.
책이 어디에 놓이든 읽는 사람이 그 자리를 서재로 만듭니다. 저는 이 실내 서가를, 밖에서 책을 만난 분들이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자리로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