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아들 화면을 넘겨다봤는데 숫자가 층층이 쌓여 있더래요. 위쪽은 한 색이고 아래쪽은 다른 색이고요.
저도 그 화면을 본 적은 있는데 뭘 보라는 건지 몰랐거든요. 이번에 물어봤어요.
박예슬 저것도 값이 오르내리는 걸 보여주는 건가요?
신미혜 오르내린 결과가 아니라 지금 부르고 있는 값이 적힌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한쪽에는 이 값이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다른 쪽에는 이 값이면 팔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거래요.
서로 부른 값이 맞아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오가고, 그게 한 줄로 기록된다던데요.
신미혜 시장에서 얼마면 사겠다 얼마면 팔겠다 하고 부르던 걸 글로 적어 놓은 셈이죠.
그러니 그 화면은 지나간 일이 아니라 지금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라고 했어요. 이웃 언니가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여기가 알아둘 만한 자리였어요.
같은 층이라도 걸려 있는 양이 많은 층이 있고 얇은 층이 있대요. 얇은 층은 조금만 오가도 그 층이 없어진다던데요.
앞에서 코인 장외거래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큰 덩어리를 화면에서 한 번에 넣으면 층들을 훑고 올라간다고요. 그게 바로 이 화면 얘기였어요. 그래서 큰 덩어리는 화면 밖에서 짝을 짓는 거고요.
박예슬 그럼 층이 두꺼운지 얇은지가 화면에 보이는 거잖아요.
보이기는 한대요. 다만 걸어 뒀다가 거둬 가는 것도 있어서 보이는 게 다는 아니라더라고요.
이건 저도 뜻밖이었어요. 코인만 그런 게 아니래요.
주식도 같은 방식으로 사고판다고 했어요. 앞에서 코인은 왜 밤에도 주말에도 거래되는지 알아봤잖아요. 열려 있는 시간만 다르고 부른 값이 줄 서는 방식은 같다던데요.
다만 그 화면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저희가 말할 얘기가 아니에요. 저는 그게 무엇이 적힌 화면인지만 알아 왔어요.
지나간 값이 아니라 지금 부르고 있는 값이라는 것, 사겠다와 팔겠다가 양쪽에 줄 서 있다는 것, 층마다 두께가 다르고 얇으면 쉽게 없어진다는 것, 그리고 주식도 같은 방식이라는 것.
저는 이제 그 화면을 보면 하나는 알겠어요. 이건 지나간 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는 거구나.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