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기록 앱의 연속 기록이 끊길까 봐 열이 나는 날에도 밤 열한 시에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들어오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은 운동에 열정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그 분을 밖으로 내보낸 것은 운동을 좋아하는 마음이 아니라 기록이 끊길까 하는 불안이었습니다. 그건 집착입니다.
집착과 열정은 둘 다 한 가지에 마음과 시간을 많이 쏟는 상태입니다.
그 일을 자주 생각하고, 다른 일보다 앞에 두고, 쉬지 않고 이어갑니다. 쏟는다는 점이 같으니 섞어 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열정은 그 일이 좋아서 기꺼이 마음을 쏟는 것이고, 집착은 그것을 놓으면 불안해서 놓지 못하고 매달리는 것입니다.
열정에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하는 동안 힘이 나고, 끝나면 뿌듯합니다. 그래서 열정은 쉬는 날도 받아들입니다. 하루 쉬어도 그 일을 좋아하는 마음은 그대로니까요. 몸이 아픈 날이면 쉬는 것도 그 일을 오래 하기 위한 선택이 됩니다.
의욕과 열정, 초심과 열정의 차이는 전에 다룬 적이 있습니다.
집착에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놓으면 무언가를 잃을 것 같습니다. 기록, 관계, 자리 같은 것이요. 그래서 집착은 쉬는 날을 견디지 못합니다. 열이 나도 나가게 만들죠. 하는 동안 즐겁기보다, 하지 않으면 불안한 쪽이 더 큽니다.
애정과 집착, 집념과 집착, 미련과 집착의 차이도 전에 다뤘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 집착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록이라는 숫자가 생긴 뒤부터 그 숫자를 지키는 일이 되어버렸겠지요.
열정이라면 지금처럼 하시되 쉬는 날을 지키시면 됩니다.
집착이라면 놓았을 때 실제로 무엇을 잃는지 적어보시면 됩니다. 연속 기록 하나라면, 그것을 지키려고 몸을 잃는 쪽이 더 큰 손해일 수 있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마음을 쏟는 것은 같습니다. 하루 쉬면 불안한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