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발표도 나지 않았는데 손님 한 분이 물으셨습니다. "이번에 받는 사람 책 있어요?" 누가 받을지 모르니 답할 수가 없었죠. 둘이서 잠깐 웃었습니다.
노벨문학상 발표는 해마다 10월 초순입니다. 그 무렵이 되면 문학 서가 앞이 조금 분주해지죠.
손님들이 요즘 자주 꺼내는 건 한강 작가가 받았던 해 이야기입니다. 그때 뉴스에서 책이 동났다는 소식이 이어졌고, 도서관 예약 대기도 길게 밀렸다고들 하셨죠.
한 손님은 그때 예약을 걸어 두고 몇 달을 기다렸다고 하셨습니다. 책이 도착했을 즈음엔 처음의 들뜬 마음이 조금 가라앉아 있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천천히 읽을 수 있었다고요.
다른 손님은 반대였습니다. 뉴스를 보고 바로 서점에 가서 샀는데 몇 쪽 읽고 멈췄다고 하시더군요. 다들 읽으니까 산 거였다고요.
대출대에서 듣는 질문을 모아 보면 몇 갈래입니다.
"누가 받을 것 같아요?" 저는 모릅니다. 사서가 맞힐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받으면 바로 빌릴 수 있어요?" 대개는 어렵습니다. 수상 직후엔 예약이 한꺼번에 몰리고, 도서관이 권수를 늘리는 데도 시간이 걸리니까요. 앞서 대출 중인 책 예약하는 법을 적었는데, 이때는 그 기다림이 특히 깁니다. "작년 수상자 책은 있어요?" 이건 대개 있습니다. 한 해가 지나면 서가에 조용히 돌아와 있죠.
상이 계기가 되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몰랐던 작가를 알게 되는 문이니까요. 다만 그 문을 지나고 나서도 계속 읽을지는 상과 상관없이 각자의 일이 됩니다.
손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소란이 가라앉은 뒤에 읽은 분들이 오히려 오래 남은 경우가 많더군요.
모두가 한 권을 향해 달려갈 때, 너는 그 옆의 한 권을 펼쳐도 된다. 네 서가는 네가 채운다.
그 손님께는 지난 수상자들의 책이 꽂힌 칸을 알려드렸습니다.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한 권 읽어 보시겠다고 하시더군요.
올해 누가 받을지는 여전히 모릅니다. 다만 발표가 나든 안 나든, 서가에서 한 권을 골라 드는 일은 오늘 할 수 있죠. 무엇을 읽을지는 상이 아니라 제가 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