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대학원 수업을 듣거나 논문을 쓰는 손님들이 계세요. 퇴근하고 바로 오셔서 마감 시간까지 노트북을 펴고 계세요. 카운터에서 보면 이분들의 하루는 정말 길어요. 그래도 다들 묵묵히 앉아 계세요.
밤 열 시마다 오시는 직장인 손님이 계세요. 대학원 논문을 쓰고 계신대요. 노트북에 논문 파일을 띄워 놓고 한참 아무것도 못 쓰실 때가 많아요.
어느 날 마감 직전에 저를 부르셨어요. 화면을 보여주시면서 웃으셨어요. "오늘은 한 문단 썼어요." 자랑하듯 보여주시는 그 한 문단이 참 귀해 보였어요. 그날은 쿠키를 하나 서비스로 드렸어요.
세 번째 얘기가 좀 마음에 걸려요. 혼자 버티는 시간이 길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분들께 말을 많이 걸진 않지만, 물은 꼭 채워 드려요.
솔직히 공부를 도와드릴 순 없어요. 대신 자리를 지켜 드려요. 늘 앉던 자리를 비워 두고, 콘센트가 있는 쪽으로 안내해 드려요.
밤 열 시가 넘으면 커피 대신 디카페인이나 차를 먼저 권해 드려요. 내일 아침 출근을 생각하면 잠을 잘 주무셔야 하니까요. 앞서 카페인 반감기 얘기를 드렸는데, 이분들께 특히 자주 해 드리는 얘기예요.
손님들 얘기를 들으며 생각한 것들이에요.
첫째, 하루 목표를 작게 잡으세요. 한 문단, 한 페이지면 충분해요.
둘째, 잠을 줄이지 마세요. 피곤하면 다음 날 일도 공부도 다 무거워져요.
셋째, 자랑할 사람을 하나 만드세요. 카페 사장이라도 괜찮아요. 오늘 쓴 한 문단을 보여 주세요.
하루가 길었던 만큼 오늘 쓴 한 줄은 무거워요. 그 한 줄로 충분히 잘하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