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아홉 시가 넘으면 저희 가게는 불을 한 단계 낮춰요. 천장 조명은 줄이고 테이블 위 작은 등만 남겨요. 낮이랑 같은 밝기로 두면 밤에 오신 손님들이 오히려 쉬지를 못하시더라고요.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가게를 연 첫해엔 문 닫을 때까지 똑같이 환하게 켜 뒀어요.
어느 날 천장 등 하나가 나가서 어쩔 수 없이 어둡게 영업했어요. 그날 창가 자리 손님이 노트북을 덮으시고 한참 창밖만 보다 가셨어요. 나가시면서 "오늘 여기 좀 다르네요" 하시더라고요. 그다음 주부터 일부러 불을 낮추기 시작했어요.
조명은 밝기만 있는 게 아니라 색도 있어요.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빛보다 테이블 위에 고인 빛이 훨씬 편해요. 사람 얼굴도 부드럽게 보이고요. 이건 제 취향이 많이 들어간 판단이긴 해요.
불을 낮추고 나서 제일 크게 바뀐 건 목소리예요.
밝을 땐 다들 목소리가 커요. 어두워지면 자연스럽게 작아져요. 그러면 혼자 오신 분도 덜 어색해하세요. 옆 테이블 대화가 덜 들리니까 자기 생각에 잠기기 쉬워지거든요.
대신 불편한 점도 있어요. 책 읽으시는 분이나 일하시는 분께는 어두워요. 그래서 창가 두 자리만은 스탠드를 따로 놔드려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천장 등부터 켜시는 분이 많죠. 저녁 먹고 나서는 그 큰 불을 끄고 작은 스탠드 하나만 켜 보세요.
방이 좁아 보일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예요. 구석이 어두워지니 방이 조금 넓게 느껴져요. 텔레비전 소리도 저절로 줄이게 되고요.
밤은 낮을 연장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내려놓는 시간이에요. 불도 그걸 따라가야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