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셔도 됩니다. 문이 열려 있으면 그건 아직 영업 중이라는 뜻이에요.
문 앞에서 시계를 보시다가 돌아서시는 분들이 있어요. 저는 그게 제일 아쉬워요.
가게 문을 열어두는 건 손님을 받겠다는 뜻이거든요. 30분이 남았으면 30분어치를 하는 거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지막 손님이 오시는 게 저는 좋아요. 아무도 안 오면 그 30분은 그냥 서 있는 시간이거든요. 한 잔이라도 나가는 게 낫죠.
그러니까 눈치 보실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저희가 문을 일찍 닫는 게 손님한테 미안한 일이지요.
마감 직전에 곤란해지는 건 손님이 아니라 몇 가지 상황이더라고요.
이 셋만 서로 알고 있으면 아무 문제 없어요. 대부분 손님들이 먼저 배려해주세요.
밤 열 시 반 넘어 오시는 분들은 대개 조용하세요. 오래 안 계시고요.
그리고 그 시간에 오시는 분들은 그날 뭔가 있었던 분들이 많아요. 그냥 집에 못 들어가시는 거예요. 저도 그 마음을 알아서 그 시간대를 열어두는 거고요.
이건 장사로 보면 계산이 안 맞는 시간입니다. 인건비랑 전기를 생각하면 접는 게 맞아요. 그런데 저는 이 가게를 그 시간 때문에 하고 있어요. 그러니 저는 공정한 판단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문 앞에서 시계를 보시고, 안을 들여다보시고, 결국 돌아서시더라고요.
제가 문을 열고 아직 안 닫았다고 말씀드렸는데 벌써 저만치 가신 뒤였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마감 30분 전엔 문 앞 불을 더 밝게 켜둬요. 들어오셔도 된다는 표시로요.
불이 켜져 있으면 들어오셔도 되는 거예요. 그거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오늘 밤에 어디 갈 데가 필요하시면, 닫기 전이라도 그냥 들어오세요. 한 잔은 늘 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