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강 하나가 남과 북을 가른다고. 그 강을 건너려면 나루터에서 배를 타야 해.
무협에서 나루터 장면엔 늘 뱃사공이 있어. 삿갓을 쓰고, 말이 없고, 노를 저어. 근데 이 사람이 그냥 뱃사공이 아닐 때가 많아.
나루터는 사람이 다 지나가는 데야. 강을 건너려면 누구든 여길 거쳐야 하니까.
그러니까 뱃사공은 누가 어디로 갔는지 다 알아. 어제 누가 건넜고, 오늘 누가 급하게 건넜고, 누가 돌아오지 않았는지. 탁발승이나 재주꾼처럼 걸어 다니면서 아는 게 아니라, 한 자리에 앉아서 다 보는 거야.
무협에서 뭔가를 쫓는 주인공이 나루터 뱃사공한테 묻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이유야.
배 위에선 뱃사공이 주인이야. 고수라도 물 위에선 힘을 못 써.
동정호 얘기할 때 물 위에선 땅에서처럼 못 싸운다고 했잖아. 뱃사공은 그 물 위에서 평생 산 사람이야. 배를 흔들면 승객이 휘청이고, 노를 휘두르면 그게 병기가 돼.
그래서 무협에선 배 위 습격 장면이 꽤 무서워. 뱃사공이 적이면 강 한가운데서 도망칠 데가 없거든.
무협 어부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강가에서 낚싯대 드리운 노인이 고수인 이유. 뱃사공도 비슷해.
세상을 등지고 강에서 노만 젓던 사람이 사실은 이름난 고수였던 거야. 길목에 앉아 강호를 지켜보면서. 그래서 뱃사공이 처음으로 노를 내려놓고 칼을 드는 장면은 늘 소름 돋아.
강 건너에서 온 손님이 그러더라. 나루 뱃사공한테 들었는데 큰 장이 선다고. 다음 날 진짜로 장꾼들이 객잔에 몰려들었어.
손님들이 다 놀랐지. 뱃사공이 어떻게 알았냐고. 그 손님 말로는 뱃사공은 장꾼들 배를 제일 먼저 태우니까 안대. 그 말 듣고 무협 뱃사공이 왜 다 아는지 알겠더라.
길목에서 모든 걸 보던 인물 기억나면 들려줘. 그런 사람이 이야기 끝에 꼭 한 번 나서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