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세가 정리할 때 다섯 집안 이름을 한 번에 짚었어. 오늘은 그중 남궁세가 하나만 볼게.
무협에서 남궁세가는 대개 검으로 이름난 명문이야. 대대로 검법을 이어오고, 집안 사람들이 다 검을 차.
나는 처음에 그냥 이름이 멋있어서 자주 나오는 줄 알았어. 그것도 있겠지만 이유가 더 있더라.
남궁세가는 무협에서 오래된 명문가의 대표로 그려져.
문파는 들어가면 제자가 되지만, 세가는 태어나야 그 집 사람이 돼. 세가와 문파 차이 얘기를 전에 적었지. 하나는 핏줄이고 하나는 배움이라고. 남궁세가는 그 핏줄 쪽의 무게를 보여줘.
그래서 남궁세가 사람은 대개 자존심이 세. 집안 이름을 등에 지고 다니니까. 지면 자기만 지는 게 아니라 집안이 지는 거야.
명문이 무너지는 이야기는 무협에서 꽤 흔해. 남궁세가는 그 무대로 자주 쓰여.
높이 있을수록 떨어지는 소리가 크잖아. 이름 높던 집안이 한순간 기울면, 남은 자식은 집안 이름을 다시 세우려고 칼을 들어. 멸문지화가 왜 첫 화에 나오냐는 얘기를 전에 했는데, 명문가일수록 그 시작이 더 묵직해.
검을 쓰는 집안이라 그런지 남궁세가 인물은 대개 곧아. 돌려 말하지 않고, 정면으로 붙어.
검과 도 얘기할 때 병기를 고르면 성격이 정해진다고 했잖아. 검은 곧고 날카로운 병기야. 그 집안 사람들도 그렇게 그려져. 고집 세고, 체면 따지고, 근데 의리는 있어.
객잔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손님 하나가 동네 오래된 객잔 이름을 댔어. 거기는 대를 이어 하는 집이래. 원래 남궁세가 같은 데라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어.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솥, 할아버지 때부터 쓰던 탁자. 집안 이름을 지고 장사하는 거지. 나는 그런 집이 좀 부러웠어. 나는 맨손으로 시작했거든.
좋아하는 세가 하나 말해줘. 그 집 사람들 성격 얘기로 밤새울 수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