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을 꽂은 채 니체를 읽던 손님이 한 문장에서 웃으셨습니다. 역시 니체도 알았네요, 하시면서요. 그러고는 볼륨을 한 칸 올리시더군요.
그 문장은 이랬습니다. 음악 없는 삶은 하나의 오류일 것이다.
이 문장은 니체의 말년 책 『우상의 황혼』 앞머리, 짧은 잠언들을 모은 부분에 있습니다. 앞서 망치로 철학한다는 뜻을 적었는데, 바로 그 책이죠. 오래된 생각들을 망치로 두드려 보던 책에서, 니체는 음악만큼은 의심하지 않았던 셈입니다.
니체는 음악을 듣기만 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직접 곡을 쓰기도 했죠. 가곡과 피아노곡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앞서 니체 바그너 결별 이유를 적었는데, 젊은 니체가 바그너에게 빠져든 것도 음악 때문이었습니다. 앞서 아폴론적 디오니소스적 뜻을 적으며, 첫 책 『비극의 탄생』이 음악의 힘에서 출발했다고 했죠.
니체에게 음악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을 건드리는 힘이었습니다. 생각과 개념으로는 닿지 않는 깊이에, 소리는 곧장 닿는다는 거죠.
또 니체는 몸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앞서 신체는 큰 이성 뜻을 적었는데, 음악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듣는 언어입니다. 춤추고 싶게 만드는 것이죠. 앞서 니체 웃음 뜻을 적으며 한 번도 춤추지 않은 날은 잃어버린 날이라는 문장을 빌렸는데, 음악은 그 춤을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말이 문 앞에서 멈출 때 음악은 문틈으로 스며든다. 생각이 닿지 못한 곳을 소리가 먼저 데운다.
하루에 한 곡은 온전히 들어 보십시오. 배경으로 흘리지 말고, 그 곡만 듣는 시간이요. 힘든 날 곁에 둘 곡을 하나 정해 두십시오. 말이 위로가 안 될 때 소리가 대신해 주기도 하죠. 몸을 맡겨 보십시오. 혼자 있을 때 리듬에 따라 조금 움직여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집니다. 책과 음악을 함께 두십시오. 앞서 도서관 작은 음악회를 적었는데, 소리와 글은 서로를 깊게 하더군요.
그 손님은 반납하시며 니체가 쓴 곡을 찾아 들어 봤다고 하셨습니다. 생각보다 서정적이었다고요. 그 철학자가 이런 소리를 냈다니 신기하다고 하셨죠.
말로 다 할 수 없는 날은 앞으로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런 날마다 음악 한 곡을 제 삶에 들여, 생각이 닿지 못한 곳을 소리로 데워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