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코인 채굴이 뭔지, 여럿이 모여서 어떻게 나누는지 알아봤잖아요. 저는 그걸 좋은 컴퓨터로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웃 언니가 그러는데 그게 아니래요. 그 계산만 하는 기계가 따로 있다던데요.
박예슬 컴퓨터랑 뭐가 다른 건가요?
신미혜 밥만 짓는 솥이랑 이것저것 되는 화구의 차이인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캐는 일은 같은 계산을 아주 많이 되풀이하는 거래요. 그러니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것보다 그 하나만 빠르게 하는 게 낫다고요.
그래서 아예 그 계산만 하도록 칩을 새로 그려서 만든대요. 앞에서 파운드리가 남의 주문을 받아 찍어 주는 자리라는 걸 알아봤잖아요. 이런 칩도 그렇게 맡겨서 찍는다더라고요.
박예슬 그럼 그 기계로 다른 건 못 하나요?
아무것도 못 한대요. 저는 그 대목이 제일 놀랐어요.
여기가 이 얘기의 무서운 자리였어요.
그 코인이 장부 지키는 방식을 바꾸면, 그 계산이 더는 필요 없어지잖아요. 그러면 그 기계는 다른 데 쓸 데가 없다던데요. 앞에서 작업증명과 지분증명이 다르다는 글이 있었잖아요. 실제로 그렇게 바꾼 데가 있어서 그때 기계들이 갈 데를 잃었다고 들었어요.
신미혜 밥솥은 밥만 짓는데 다들 빵을 먹기로 하면 그 솥은 세워 두는 거예요.
이것도 들었어요. 이 기계는 집에서 못 돌린대요.
전기를 많이 먹고 열이 많이 나서 식혀야 하고 소리도 크다고요. 그래서 전기가 싼 데를 찾아 창고 같은 데 모아 놓고 돌린다던데요. 앞에서 채굴 얘기에 전기가 왜 같이 나오는지 알아봤잖아요. 그 자리가 이거였어요.
앞에서 채굴 난이도가 저절로 조절된다는 것도 알아봤잖아요. 어려움이 올라가면 오래된 기계부터 꺼진다고 했어요. 새 기계는 같은 전기로 더 많이 하니까 버티고요.
다만 어느 기계가 언제까지 값을 할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캐는 데 쓰는 건 보통 컴퓨터가 아니라는 것, 그 계산만 하도록 칩을 따로 그려 찍는다는 것, 그래서 다른 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것, 방식이 바뀌면 통째로 쓸 데가 없어진다는 것, 그리고 어려움이 올라가면 오래된 것부터 꺼진다는 것.
저는 이제 캔다는 말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거 무슨 기계로 하는 거래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