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둘이 얘기하다가 목소리를 낮추더라고. 그러다 옆자리 손님이 일어나 나가니까 그제야 말을 이었어.
말할 데가 마땅치 않았던 거지. 나는 그게 좀 걸렸어.
단골 얘기로는 다들 그렇대. 둘이 조용히 얘기할 데를 찾기가 어렵다는 거지.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객잔에서 본 것만 적을게.
이게 재밌는 대목이야. 무협 읽어보면 객잔에 방이 두 종류로 나와.
아래층 홀에 상이 죽 놓여 있고, 그 안쪽이나 위층에 따로 문이 있는 방이 몇 개 있어.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은 홀에 앉고, 얘기하러 오는 사람은 안쪽 방을 잡지.
값이 좀 더 비싸. 그런데 그 값이 방값이 아니야. 아무도 안 듣는 값이야.
여기가 핵심이야. 객잔은 원래 소식이 도는 데잖아. 앉아 있으면 저절로 들리는 자리라고 내가 여러 번 말했지.
그런데 그러면 곤란한 게 생겨. 안 들려야 하는 얘기도 있거든. 표행 값을 흥정하거나, 어디로 가는지를 말하거나, 누굴 찾는다고 말하거나.
강호에선 소문이 먼저 도착하니까 아무 데서나 말하면 손해를 봐. 그래서 들리는 자리랑 안 들리는 자리를 한 건물 안에 같이 둔 거야.
이것도 이야기에서 써먹는 대목이야. 둘이 안쪽 방으로 들어가면 그 자체가 정보가 돼.
홀에 앉은 사람들이 다 봐. 저 둘이 뭔가 얘기할 게 있구나 하고. 그래서 무협에서는 오히려 일부러 홀에 앉아서 얘기하는 인물도 나와. 숨길 게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밀담을 하러 들어가느냐 홀에 앉느냐가 그 인물이 지금 뭘 하는지를 말해주는 거지.
손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유가 대충 이래.
집은 부담스럽고, 밖은 다 들리고, 조용한 데는 값이 비싸거나 오래 못 앉아 있게 한대. 아무한테도 안 들리면서 오래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몇 개 없다는 거야.
객잔이 그 두 개를 한 건물에 뒀던 게 나는 잘한 배치라고 봐. 사람 많은 데랑 조용한 데가 같이 있으면 골라 앉을 수 있잖아.
객잔 하면서 정한 게 하나 있어. 여기서 들은 건 여기서 끝난다.
무림공적 얘기할 때도 말했지만 그건 객잔 하는 놈들의 오래된 규칙이야. 그걸 안 지키면 아무도 안 앉거든. 소문과 정보가 갈리는 게 출처가 있느냐인데, 나는 아예 출처가 안 되기로 한 거지.
안쪽 자리 비었으면 거기 앉아. 문 닫아줄게. 그거 하는 게 이 자리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