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를 보시고 이게 왜 이렇게 싸냐고 물으신 손님이 계셨어요. 옆에 두 배짜리 봉지가 있었거든요.
멕시코는 커피를 꽤 많이 만드는 나라인데 이름이 잘 안 알려져 있어요.
가까운 미국으로 많이 나가고, 대량으로 거래되는 비중이 크거든요. 그래서 산지 이름을 내세우는 경우가 적어요. 블렌드 재료로 쓰이는 일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값에 이름값이 덜 붙어요. 맛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찾는 사람이 적어서 그런 쪽에 가까워요.
결은 이렇게 정리돼요.
깔끔하고 튀는 데가 없어요. 화려한 걸 기대하시면 심심하실 수 있어요. 대신 매일 마시기에는 편해요.
높은 데서 자란 것 중에는 산미가 또렷하고 향이 좋은 것도 있어요. 봉지에 지역 이름이 적혀 있으면 그쪽일 가능성이 높아요.
페루 얘기할 때랑 비슷한 구조예요.
작은 농가가 많고 조합 단위로 움직이는 경우가 흔해요. 그래서 인증을 받는 곳이 많아요. 인증이 맛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건 그때 말씀드린 대로고요.
저는 이 원두를 블렌드 바탕이나 디카페인 쪽에 써요.
디카페인 공정을 거치면 향이 어느 정도 깎여요. 그러니 애초에 값비싼 원두를 쓰면 아깝죠. 순하고 안정적인 원두가 그 자리에 잘 맞아요.
그리고 우유 메뉴에도 괜찮아요. 산미가 낮아서 어긋나는 맛이 안 나거든요.
싸다고 낮춰 보면 손해 보는 원두가 있어요. 이름이 없는 것과 맛이 없는 건 다른 얘기더라고요.
지역 이름이 적힌 걸로 고르세요. 나라 이름만 있는 건 대량 거래분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로스팅 날짜를 꼭 보세요. 값이 싼 원두일수록 오래 묵혀서 파는 경우가 있어요. 날짜가 어리면 이 값에 이만한 게 없어요.
싸다는 이유로 안 사보셨으면 한 번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