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 말이 짧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한동안 들었어. 그런데 그게 내 느낌인지 사실인지 모르겠더라고.
그래서 열흘쯤 세봤어. 주문할 때 손님이 몇 마디 하는지.
열흘 중 아홉 날은 세 마디를 안 넘겼어.
뭐 주세요. 얼마예요. 여기요. 이게 끝이야. 전에는 이것저것 물었어. 뭐가 나왔냐, 이건 뭐냐, 어느 게 나으냐. 그런 게 거의 없어졌어.
손님 수는 안 줄었어. 말만 줄었어.
혼자 본 거면 믿기가 어려워서 단골한테 물어봤어.
다들 그렇다고 하더라. 옆 가게 사장도 그러고, 물 길어다 주는 사람도 그래. 뉴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이유를 대는 건 내가 할 일이 아니야. 본 것만 적어둘게.
다만 하나는 적어두고 싶어. 말이 짧아진 게 불친절해진 거랑은 다른 것 같아.
말을 안 해도 인사는 해. 나가면서 고개를 숙이고, 잔을 가운데로 밀어놓고 가고, 상을 한 번 쓸어놓고 가는 손님도 있어. 할 건 하는데 말만 안 하는 거야.
그러니까 마음이 식은 게 아니라 말이 줄은 거지. 그 둘은 다른 얘기잖아.
그리고 이게 나쁜 것만도 아니야.
전에는 뭘 물어봐야 하나 싶어서 문 앞에서 멈추는 손님이 있었어. 객잔 텃세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빈 상이 셋인데도 못 앉고 서 있던 손님 말이야.
말을 안 해도 되게 해두면 그런 손님이 들어오기는 쉬워져. 값을 다 적어놓은 게 그래서고. 문파 회비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적혀 있으면 안 물어봐도 되잖아.
세어보다가 하나 더 알았어. 나도 말이 줄었어.
손님이 짧게 말하면 나도 짧게 답해. 그러다 보니 내가 먼저 말을 거는 일도 줄었더라고. 강호 암어 얘기를 전에 적으면서 내가 대신 말을 던져주는 게 객잔 일이라고 썼는데, 세어보니 그걸 덜 하고 있었어.
그건 내 쪽 문제니까 고쳐볼게.
말 안 해도 돼. 다만 뭐가 궁금하면 물어봐도 되고. 나는 그거 듣는 게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