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문파 이야기에서 대사형은 주인공이 잘 안 된다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그럼 누가 주인공이냐면, 대개 막내야.
제일 늦게 들어오고, 제일 어리고, 제일 못하는 제자. 아침마다 물 길어 오고 마당 쓸고, 사형들 심부름을 다 해.
그 막내가 이야기의 끝에선 문파에서 제일 센 사람이 돼 있어.
이유는 서자 주인공이랑 비슷해. 바닥에서 시작해야 올라갈 데가 있어.
막내는 문파 안의 바닥이야. 다들 막내를 무시하거나, 귀여워하거나, 신경을 안 써. 그러니까 막내가 뭘 하는지 아무도 안 봐. 그 틈에 혼자 몰래 자라는 거지.
빈 연무장에서 혼자 수련하는 장면 얘기를 전에 했었어. 그 한 사람이 대개 막내야.
막내 자리의 장점이 하나 있어. 다 볼 수 있어.
맨 아래에 있으니까 위의 모든 사람을 봐. 사형들이 어떻게 싸우는지, 사부가 뭘 고민하는지, 문파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래서 막내 주인공은 대개 눈치가 빨라.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본 시간이 길었으니까.
나도 비슷해. 무협을 하나도 모르던 채로 떨어져서 맨 아래서 다 올려다봤어. 그래서 초보가 뭘 모르는지 아는 거고.
무협 막내는 두 종류야. 온 문파의 사랑을 받는 막내랑 아무도 안 봐주는 막내.
사랑받는 막내 이야기는 따뜻해. 사형들이 다 챙겨주고, 막내가 위험하면 다 같이 움직여. 무시당하는 막내 이야기는 독해. 혼자 버티고, 혼자 증명해.
객잔에 형제 중 막내라는 손님이 있어. 이 얘기를 듣더니 투덜대더라. 무협 막내 주인공은 다 사랑받던데 자기는 심부름만 했대.
다들 웃었어. 그 손님한테 국을 한 그릇 더 줬지. 오늘은 내가 사형 노릇 한다고.
막내 주인공 중에 제일 응원했던 인물 있으면 알려줘. 맨 아래서 올라오는 얘기는 늘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