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런 장면이 있어. 객잔에서 누가 어떤 이름을 꺼내. 그 순간 다들 목소리를 낮추고 주변을 둘러봐.
그 이름의 주인이 마두야. 악명 높은 고수를 부르는 말이지. 마의 우두머리라는 뜻에서 왔대.
정파와 사파 차이 얘기를 전에 적었어. 착한 편 나쁜 편이 아니라고. 마두는 그 구분 위에 있는 말이야.
사파는 진영이야. 사파 사람이라고 다 무서운 건 아니지. 근데 마두는 한 사람을 가리켜. 진영과 상관없이 그 사람이 한 일 때문에 붙는 이름이야. 강호를 피로 물들였거나, 문파 하나를 무너뜨렸거나.
그러니까 마두는 소속이 아니라 평판이야. 별호처럼 강호가 붙여주는 이름이지.
마두는 대개 마공을 익힌 사람으로 그려져. 빨리 세지는 대신 사람을 바꿔버리는 무공.
사파 무공은 왜 빨리 세지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빠른 대신 뭘 파는지가 계약이라고. 마두는 그 계약을 끝까지 간 사람이야. 힘을 얻고 사람을 잃은.
그래서 무협에서 마두가 무서운 건 세서만이 아니야. 멈추지 않아서야.
근데 무협 마두 중엔 묘하게 끌리는 인물이 많아.
왜 그렇게 됐는지 사연이 있어. 배신당했거나, 가족을 잃었거나, 정파의 위선에 질렸거나. 그 사연을 알고 나면 독자는 마두를 완전히 미워할 수가 없게 돼.
잘 쓴 무협은 마두를 괴물로만 안 그려. 사람이 어떻게 마두가 되는지를 보여줘. 그게 이야기를 깊게 만들어.
객잔에서 손님들이 무협 마두 얘기를 하는데 재밌었어. 처음엔 신나게 떠들다가 어느 순간 다들 목소리를 낮추더라. 결국 아무도 그 이름을 크게 안 말했어.
무협 속 객잔 손님들이랑 똑같았지. 이야기 속 이름인데도. 두려움은 이야기 밖까지 따라오는 거야.
무섭지만 묘하게 끌리는 마두 있으면 들려줘. 왜 끌렸는지가 제일 궁금해.